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가든파이브) 일반분양가가 낮아질 전망이다. 당초 일반분양가는 특별분양가(감정평가액의 46%)의 218% 정도로 책정됐었지만 청계천이주상인들의 계약률이 저조하자 서울시와 SH공사가 180%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초 예고됐던 오는 9월 25일 개장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달 말에 열릴 시정감사에서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개장 연기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서울시 및 SH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왕십리철거이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4차 우선분양에서 총 120여명이 추가 신청접수를 마쳤다.
'가'블록의 경우 78명이 추가로 신청해 현재 가블록 전체 계약률은 33.5%를 기록하고 있다. '나'블록은 32명이 신청해 14.5%, '다'블록에 6명이 추가로 신청해 3.44%를 보이고 있다. 전체계약률은 15.78%로 이는 서울시가 당초 개장을 목표로한 청계천이주상인 계약률(70%)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 "일반분양가 인하 검토"
이에 따라 서울시와 SH공사는 일반분양가 인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H공사 관계자는 "개장연기는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은)다각도로 검토 중으로 결재만 남은 상태"라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청계천 상인들은 일반 분양가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시가 가든파이브를 분양하기 전에 계약률이 신통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일반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을 마련해 놓았다는 주장이다.
청계천 상인 A씨는 "일반공급은 감정평가액에 따라 달라지는데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감정평가액을 밝혔던 서울시가 현재는 '조정중'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 확답을 못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감정평가액을 공개하는 순간 분양가 인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계약률이 저조하더라도 오세훈 시장이 개장 의지를 보이고 있어 답답할 뿐"이라며 "개장을 할 경우에는 다달이 서울시가 물고 있는 70억원의 이자보다도 그 비용이 더 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엄청난 관리비를 부담하면서까지 남아있을 상인들은 없다"고 토로했다.
◆ 개장일정 연기 움직임도
시의회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반분양가를 낮춘다고 해서 성공 확률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형 공장인 '나'블록의 잔여물량은 일반 분양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가', '다'블록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블록은 전문상인들이 입주하지 않는 한 상권형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강감찬 서울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소속의원은 "시의회에서 개장을 연기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가든파이브의 9월 개장은 사실상 어려워 보이지만 오세훈 시장의 개장 의지가 강해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SH공사는 오는 6일 '나', '다'블록에 대한 일반분양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가'블록의 일반분양은 이달 말 진행하고 개장은 9월 25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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