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시장, 무역전쟁 시작됐다

2009-06-2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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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경영연구소, “경기침체로 철강시장 급속히 위축”

   
 
포스코경영연구소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철강수요가 줄어들자 중국 등 주요 수출국들이 내수 부진을 보완하기 위해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세계 철강시장에 무역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25일 ‘글로벌 철강 무역전쟁 시대의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세계 철강시장은 이미 총성 없는 무역전쟁이 시작됐고,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세계 철강시장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자동차 판매 급감으로 2008년에 이어 올해에도 강재수요가 전년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중국과 동남아 등의 강재 수요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올해 세계 강재수요가 14.2%가량 감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주요 철강시장의 수요 감소와 가격 급락이 이어지고 각국의 보호주의 강화를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 최대 철강 수입시장인 미국은 강재수입이 전년비 37.5% 급감했다. 일본은 예년의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시장 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강재 물량이 쌓이자 덤핑 공세로 동남아와 미국 등 주요 수입시장에서 수입가격 하락을 이끄는 것이다. 여기에 구미 지역에서 비롯된 보호주의 조치도 중국과 동남아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갈수록 글로벌 철강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주요 수출국들은 보호주의 움직임에도 내수 부진을 보완하기 위해 수출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수출억제정책 기조를 180도 전환, 수출장려정책을 시행 중이다. 일본도 기업차원에서 수출관련 조직을 정비해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CIS(독립국가엽합)도 수출 확대에 나선 결과 지난해 10월 저점을 찍은 이후 회복세로 돌아섰다.

보고서는 이 같은 상황을 근거로 앞으로 세계 철강교역 시장이 한 축에서는 시장방어가,  또 다른 축에서는 시장침투라는 이율배반적 정책이 빈번해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장방어를 위해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나라는 미국·EU·인도·동남아·브라질 등으로, 이들 국가는 산업보호주의라는 명목으로 자국산 강재 사용을 유도하며 시장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에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러시아·우크라이나·일본 등이다. 이들 나라는 수출세 폐지나 수출증치세 환급률 인상, 신흥시장 모니터링 강화, 관련조직 정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보호주의 무역이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불황기 마케팅과 함께 보다 근원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정부차원에서도 자유무역 확산을 위한 국제적 공조와 동아시아 시장 안정을 위한 한중일 3국간 긴밀한 협조 유도가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시장을 지키고 생존할 수 있도록 근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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