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조선-비조선 부문 '희비 쌍곡선'

2009-06-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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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의 조선 부문과 비조선 부문(건설) 실적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어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매출액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 부문은 수주 가뭄으로 울상 짓고 있다. 반면 비조선 부문은 잇따른 부동산 개발 호재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으로 함박웃음을 띠고 있다.

◆조선 '침울'

한진중공업은 글로벌 조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7000억원을 투자,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2007년 완공했다. 수빅조선소는 70만평 부지에 5번 도크와 컨테이너선 6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6번 도크 등 대규모 설비를 갖췄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 발주가 거의 없어 수주 가뭄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진중공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현재 수빅조선소의 수주잔량은 6월 기준으로 40척 정도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한진중공업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지난 5월 20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한진중공업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해양플랜트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6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또한 LNG-FPSO(부유식 가스생산·저장설비), 드릴십(원유시추선) 등 관련선종 개발에도 나섰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사업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르고 있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사업은 고도의 기술력과 인력, 건조 경험 등이 필요하다"며 "기존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높은 기술력을 보유했음에도 건조 경험 부족으로 선박 인도가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해양 플랜트 사업 진출이 경쟁사보다 늦었지만 1977년 국내 최초로 석유시추선을 만든 경험이 있다"며 "한진중공업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 '방긋'

한편 조선부문과 달리 건설부문은 부동산 개발과 정부의 SOC 투자 확대 등으로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이 기대된다.

지난해 한진중공업이 소유한 인천 북항 배후 부지의 용도변경이 가능해졌다. 지난 5월에는 서울 동서울터미널이 조건부 재개발 협상 대상으로 결정됐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해당 부지가 재개발에 들어갈 경우 상당한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한진중공업은 북항 배후 부지를 '2-44 북항 배후지 물류단지 조성 계획'에 따라 공업용지, 항만배후부지, 상업용지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동서울터미널은 기존 터미널 기능을 유지한 복합단지로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경인운하 개발 사업과 정부의 '4대강 치수사업'도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은 공정별 순위로 댐 1위, 항만 1위를 기록하고 있어 해당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부문 수주잔고가 오는 2011년 상반기까지 남아있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단점이지만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부문은 보유 부동산 개발이 이른 시기에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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