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린 세계은행 부총재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 '하강하는 세계경제와 케인지언 정책처방의 실효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저스틴 린(Justin Yifu Lin) 세계은행 부총재는 글로벌 유동성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린 부총재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성숙한 경제국가는 고수익 공공 인프라 투자의 기회가 적고, 개발도상국은 투자 기회는 많지만 여건이 미흡하다”며 “고소득 국가가 개도국 인프라에 투자할 경우 상호 윈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로 개도국은 성장의 병목현상(bottle-neck of growth)을 해소하는 한편, 고소득 국가는 고수익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같은 경기 부양은 한 국가가 할 수 없으며 공동의 결단력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적인 합의를 통해 세계경제회복기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린 부총재는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의 사례를 들며 케인즈 방식의 단기적 지출(Shovel-Ready)로는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세금을 완화하는 공공지출로 개인소비와 기업 투자를 이끌려고 했으나 불안한 미래 전망으로 부양책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공공지출이 침체를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심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중국은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인 1998~2002년 동안 124조원의 공공 인프라 투자를 통해 투자금 회수는 물론 성장에 대한 병목(bottle-neck of growth)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한국의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녹색 경제에 집중 투자하는 선진국형 병목해소 정책으로 바람직한 방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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