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시위대 7명 사망…긴장 최고조

2009-06-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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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선거 결과에 반발하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7명이 총격에 숨지는 등 이란 내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부분 재검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개혁파 진영과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에 맞서 친정부 시위대도 16일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예고함에 따라 시위대와 경찰은 물론 시위대 간 충돌도 우려되고 있다.

◇ 시위대 7명 사망 = 15일(현지시간) 아자디광장 인근 바시즈민병대 초소에서 시위대를 향한 발포로 7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이란 프레스TV는 전했다.

이날 발포는 10만여명의 대규모 군중이 참여한 집회가 마무리될쯤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일부는 대선결과에 항의하는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연료통을 들고 초소에 접근하다 총격을 받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같은 날 테헤란 대학 캠퍼스 기숙사에 경찰이 난입, 집회에 참석했던 학생들 중 여러명을 사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 대선결과 항의시위, 지방 확산 = 대선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는 수도 테헤란뿐 아니라 지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스파한에서는 수백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다 경찰서와 혁명재판소 건물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마샤드 지역의 한 대학에도 수천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보수 성향의 지방도시에서도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져 경찰과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개혁파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 전 총리의 지지자들은 16일에도 오후 5시(한국시간 10시 30분)부터 대규모 군중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강경보수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같은 장소에서 맞불 집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지지자 간 충돌이 우려된다.

◇ 일부 투표함 재검표 준비 = 시위가 격화되자 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지시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재검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압바스 알리 카드코다에이 대변인은 "일부 후보의 문제제기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지역의 투표함을 대상으로 재검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헌법수호위원회가 당초 62.6%의 득표율로 승리한 아마디네자드의 대선 승리 자체를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무사비도 "투표함 몇 개를 재검표하는 것보다는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며 헌법수호위원회의 평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 개혁파 탄압 심화 = 이란 당국은 지난 13∼14일 이슬람이란참여전선(IIPF) 등 개혁파 진영 지도자 10여명을 불법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16일에는 무사비 캠프에 참여했던 모하메드 알리 압타히 전 부통령을 체포했다.

이란 당국은 허가되지 않은 '불법시위'에 대한 취재를 허용치 않겠다며 외신 기자들의 광장집회 접근도 가로막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 참석, 국내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채 "이라크는 여전히 (미국의) 점령 상태에 놓여 있고 아프가니스탄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재선 이후 미국을 겨냥한 공격을 재개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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