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편파 정치수사"…반발 움직임
검찰이 지난해 말과 올초 발생한 국회폭력 사태와 관련해 16일 모두 5명의 국회의원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이번 사태에 연루된 현직 의원들을 무더기로 기소하면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 내 폭력은 지위 고하와 신분을 불문하고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서울남부지검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3월까지 국회 폭력과 관련해 기소한 의원은 민주당 문학진ㆍ강기정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ㆍ강기갑 의원,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 등 모두 5명.
국회 개원 이후 50여 년간 국회의사당 내에서 수많은 폭력사태가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폭력에 개입한 의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의원들과 함께 기소된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보좌관 및 당직자 10명과 한나라당 전여옥ㆍ차명진 의원 폭행 가담자 5명을 포함하면 이번 국회폭력 사건과 관련해 형사 처벌을 받을 처지에 놓인 사람은 모두 20명에 달한다.
국회 폭력에 대한 검찰의 이런 조치는 국회의사당 내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폭력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을 반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검찰은 지난해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의 폭력 사태 직후 10건이 넘는 고소ㆍ고발 사건이 접수했음에도 관련 의원들의 소환을 미루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검찰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국회의원 앞에 작아지는 검찰'이라는 일부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검찰은 그러나 지난 2월과 3월 전여옥 의원과 차명진 의원이 국회의사당 내에서 각각 민가협 회원들과 야당 당직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등 폭행 사태가 그치지 않자 엄정 대처로 방침을 선회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회 내 위법행위는 국회의 자율권을 존중해 의법 조치를 가급적 자제해 왔지만, 최근 연이은 사태는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앞으로도 국회 내 폭력은 엄하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게 검찰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검찰의 처벌 수위와 방향에 당사자인 야당 의원측은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사태의 배경과 원인은 고려하지 않은 채 법적인 잣대만 갖다대 야당 의원들에게만 법적 책임을 씌운 반면 여당 의원들은 봐주기식 수사로 일관했다는 주장이다.
이정희 의원의 보좌관은 "여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을 밖으로 내몬 뒤 출입문을 걸어잠그고 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것도 형사처벌 대상 아니냐"며 "이번 검찰 수사는 전형적인 편파적 정치 수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17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차원에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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