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창원에서 개막한 '2009 국제수송기계부품산업전' 참석차 방한한 유럽 바이어들은 코트라가 주관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자동차 부품시장에 관심을 표하며, 국내 업체들의 시장 다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행사에 참가한 푸조의 샤를르 에르발 구매담당 이사는 "한국의 부품업체들은 미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면서 "미국에서는 빅3만 상대하면 되는데, 유럽은 언어장벽도 높고 시장이 분화돼 있어 진출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에르발 이사는 "그러나 한국 회사들이 이번 미국 위기를 통해서 한 시장에만 `올인'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했으면 좋겠다"면서 "다각화가 필요하다. 이번 기회를 빌려 한국 회사들이 눈을 떠 유럽회사들을 고객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회사는 제조, 품질 등 측면에서 문제가 없지만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유럽의 문화, 협상방식, 언어에 조금 더 가까이 와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가격경쟁력은 원가, 물류비용, 관세를 포함한 법적인 비용 등 3가지 측면에서 따져야 한다"며 "옛날에는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것이 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EU로 들어가는 부품에 14% 관세를 물려 결코 싸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처음 행사에 참가한 볼보의 앤더스 니스트롬 구매담당 부사장은 "한국 회사들은 루마니아, 헝가리 등 동유럽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고, 독일이나 일본 등에 비해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낮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한국 업체들에 관심을 표했다.
니스트롬 부사장은 "우리는 전통적으로 서구 국가에서 공급받아온 첨단시스템 부품 공급업체를 찾고 있다"면서 "이미 한국에 자동차 산업이 자리 잡았기 때문에 강력한 공급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볼보가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한국업체가 부품을 납품할 가능성에 대해선 "참여 여부를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이번 행사 중 구매계약 체결 여부에 대해선 "잠재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부품업체가 몇 군데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GM 파산 이후 미국의 자동차업계 전망과 이에 따른 한국 부품업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버첼 롱 등 미국 자동차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GM 사태로 단기적으로는 한국뿐 아니라 모든 부품업체가 타격을 받겠지만, 자동차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타격은 단기에 비해선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들은 또 "한국으로서는 GM이 대우와 오펠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 소형차 부문에서는 대우에만 포커스를 맞출 것이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포드사의 스콧 로우 매니저는 "지금까지 포드는 잘 헤쳐나가고 있다"면서 "다만 GM이나 크라이슬러 때문에 포드 협력업체들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되면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드 측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한국업체가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는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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