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륙 횡단 나선 투싼 수소연료전지차(FCEV)/현대차 제공 |
국토해양부가 수소연료전지차 등과 같이 개발 중인 친환경차에 대해 일반인 시승을 금지해 달라고 자동차 업계에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국토부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이달 초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에 성능이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일반인의 시승을 금지하라고 구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자동차업계는 해외 브랜드의 경우 고객 취향에 맞는 자동차 개발을 위해 자유롭게 테스트를 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정부가 규제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조만간 공문을 보내 국산차업체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시승 규제에 나선 것은 수소전지차 처럼 성능이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미인증 차량을 일반인이 탈 경우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치는 앞으로 내오게 될 전기차 개발 단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즉 국민을 실험대상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수소전지차 같은 차량들이 아무런 규제 없이 운행되는 등 사실상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미인증 신차의 운행을 규제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의 규제가 본격화되면 수소전지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개발시 일반인 시승은 어렵게 됐다. 사실상 자동차 업계로서는 일반인들의 의견을 물을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다.
반면 자동차업계는 신차 품평회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은 연구개발에 대한 지나친 규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이에 대해 “미국 등에서 수소연료전지차가 아무런 문제없이 다니고 있고, 국내에서도 안전이 확보되어 운행 중이다”며 “개발단계에서 테스트를 거치는데 그것조차 막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처사다”라고 밝혔다.
반면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차가 아닌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승회를 여는 것이 맞는지 이달 초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은 있다”며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만큼 본래 운영목적인 시험연구에 맞게 해야 한다는 뜻으로 한 말일 뿐 공문을 보낼 정도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