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다시 가계대출 확대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는 등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정상화했다. 이는 2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이 악화되지 않은 데다 급락세를 이어가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달부터 대출과 관련된 제한을 모두 풀었다"며 "대출 영업을 위축시킬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타 은행에 비해 주택대출이 급증하자 지난 4월부터 신규 대출을 사실상 중단해왔다.
다른 은행의 대출 상환을 목적으로 한 대출 신청을 취급하지 않거나,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지점의 경우 신규 대출시 지점장이 보고토록 하는 등 조건을 까다롭게 한 것이다.
국민은행이 주택대출 확대에 나서자 다른 은행들은 긴장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에 주택 및 분양시장이 회복되면 주택대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춰 대출 규모를 조정할 계획"이라고말했다.
개인 신용대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할 대출상담사를 모집 중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를 최고 0.2%포인트씩 인하했다.
기업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외에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도 확대키로 했다.
국책은행으로서 중소기업 대출 순증 비율을 전체의 77%로 유지해야 하는 점을 감안해 저신용층 대상 대출액은 전체 대출에서 제외해 줄 것을 금융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농협도 2분기 실적을 지켜 본 후 대출을 확대키로 하고 현재 시뮬레이션을 가동 중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늘리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인 데다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며 "이럴 때 가계대출을 무리하게 늘리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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