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세제 지원 사라지나

2009-06-0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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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불황에 빠졌던 경기가 호전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승용차에 대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거둬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6월 말로 종료하고 경차 보조금 혜택도 연내 주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노후차량에 대한 70% 세금 감면도 완성차 업체의 구조조정이 미온적이면 9월에 조기 종료할 방침이다.
이는 올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가 바닥을 치고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파격적인 지원에도 정작 완성차 업체들은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차량 판매 증가 속 구조조정 지연
정부의 대대적인 세제 지원 덕분에 승용차 판매량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정부의 노후차 세금 감면 조치가 지난 1일 시행되고 차 구입 대기수요가 해소되면서 5월 1일부터 20일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전체 판매량은 7만9천550여대로 지난 4월 5만1천930여대에 비해 53% 늘어났다.

현대차는 이 기간 4만2천790여대를 팔아 지난달보다 66% 증가했으며, 기아차도 2만3천170여대로 41%나 더 팔았다.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6천790여대로 전달 대비 증가율이 97%에 달했으며,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와 쌍용차도 4천870여대, 1천650여대를 판매, 각각 5%, 21% 증가했다.

정부 지원에 따른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완성차 업체의 자구책은 아직 미약한 편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전체 인력의 36%인 2천700명의 감원 계획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했으나 노조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공장 점검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현대.기아차그룹 15개 계열사 노조 간부는 '구조조조정 방지를 위한 연대투쟁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사측이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계열사 노조가 연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쌍용차 사태처럼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갈등보다는 노사간에 합의를 통해 일자리 나누기와 조직 효율화를 통해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처럼 노사 관계 개선과 구조조정의 진척이 없다면 연말까지 예정된 노후차 세제지원을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조기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개소세 인하 연장 불가.경차 지원도 없어
올해 세입 감소로 대규모 재정 적자가 불가피한 만큼 한시적 세제를 연장하지 않고 추가 세제 지원 또한 최대한 줄인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작년 12월 19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개소세를 한시적으로 30% 인하했지만 추가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5개월간 개소세 감면 지원으로 자동차 업계가 회생하는데 나름대로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와 별도로 노후차 세제 지원도 이뤄지고 있어 때문에 개소세 인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는 6월 말로 개소세 인하가 끝나면 차량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노후차 세금 감면 조치가 시행되고 있으며 효과 또한 크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정부 내부 분석에 의하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노후차 교체에 따른 판매량만 5만9천대에 달하는 등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어 개소세 인하까지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다.

경차 지원 또한 시급할 게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경차의 경우 원래부터 취.등록세가 면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회에서 김광림 한나라당 의원은 경차에 대해 대당 100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안을 발의했으나 순위에 밀려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정부 또한 경차에는 이미 취.등록세와 같은 세제 혜택을 주고 있어 추가 지원은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경차가 연비가 우수하고 서민들이 많이 타는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해 내년 예산 편성시에는 150억원 정도를 배정해 대당 1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노후차를 신차로 교체할 때 세제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경차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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