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호주 방문 이틀째인 23일 오전 9시40분(이하 한국시간)께 김효재 대표비서실장으로부터 한국에서 긴급 타전된 '노 전 대통령 서거설'을 보고받았다.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150㎞가량 떨어진 뉴캐슬의 호주연방과학원 에너지전환연구소를 방문하려던 때 비보를 전해듣고는 "아이고 참..."이라는 짧은 신음과 함께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연구소측의 브리핑 직후 김 비서실장으로부터 "서거한 것 같다"는 보고를 재차 접한 박 대표는 "뒷산이 그렇게 높으냐", "속보는 또 없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지면서 "너무 충격적이어서 좀 더 체크를 해봐야겠다"며 신중을 거듭했다.
태양광 시설 시찰 등 연구소 방문 일정을 예정대로 마친 박 대표는 부인 김행자 여사 대신 김 비서실장을 차량 옆자리에 태운 채 오찬 장소로 이동하며 세부보고를 청취했다.
박 대표는 오찬장 도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천벽력과 같은 슬픈 소식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며 "즉시 일정을 취소, 귀국해서 사후 대응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기준 법률지원단장, 한선교 홍보기획본부장, 김 비서실장, 윤상현 대변인, 주호영 이한성 의원 등 수행 의원들과 즉석에서 대책회의를 가졌으며,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일을 24일로 앞당겼다고 전한 뒤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잘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표는 오찬 중간중간에 낮은 목소리로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아무래도 오늘 밤에는 소주가 있어야겠다"는 말로 애석한 마음을 대신했다.
그는 김우상 주호주대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내가 어지간한 일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데 너무 충격적인 일이 생겼다"며 "호주 총리, 장관들에게 정중하게 이해를 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박 대표 일행은 주말을 맞아 뉴캐슬에서의 항구시찰 및 보트 탑승, 인근 헌터밸리 와인농장 방문 등의 일정을 계획했으나 모두 취소하고 일찌감치 헌터밸리의 숙소로 향했다.
박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굳이 이곳에서 묵을 필요가 있느냐. 시드니로 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예약이 돼 있는 데다 시드니 숙소 확보가 여의치 않아 이곳에서 1박한 뒤 24일 새벽 공항으로 향하기로 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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