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들은 이미 잘 차려놓은 밥상 같은 포털 사이트를 좋아해요. 뷔페는 보기에는 근사하지만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그런 반면 외국인들은 직접 선호하는 디자인과 기능을 선택해 자기만의 개성을 표출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한 포털 사이트 업체 임원의 말이다. 그는 우리나라 인터넷 유저들의 특성을 밥상과 뷔페에 빗대어 이같이 표현했다.
네이버가 성공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편집의 힘이다.
10여 년 전 네이버가 다음, 야후 등과 엎치락뒤치락 하던 중 독보적으로 치고 올라왔던 것도 그럴듯하게 꾸며 놓은 네이버의 메인화면 때문이었다.
네이버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뉴스와 쇼핑 등 카테고리를 특성화하고 디자인을 더욱 강화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야후가 네이버에 밀긴 것도 ‘눈으로도 보기 좋은 떡’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유저들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당시 메인 페이지는 글자만 한글로만 바뀌었을 뿐 디자인은 그대로였다.
야후 코리아는 최근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메인 페이지 오른쪽 상단에는 이메일, 블로그, 금융 3가지 카테고리만 나열해놨다. 특히 쇼핑 등 사용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부문은 대폭 확대시켰다.
반면 영어권에서 주로 쓰는 야후 메인 페이지 오른쪽 상단에는 이메일, 메신저, 퍼즐, 이벤트, 별자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나열해 놨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취향을 반영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영어권 인터넷 사용자들은 뷔페처럼 원하는 것을 살펴본 후 클릭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몇 년 전부터 네이버의 장점을 닮아가는 네이트(싸이월드)의 인기가 단연 돋보인다.
이미 잘 차려진 밥상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패턴을 잘 반영한 사례다. 주 사용자인 10대와 20대 사용자들의 취향대로 뉴스를 편집하고 미니홈피 등을 통해 그들의 놀이 문화를 녹여냈다.
최대한 빠르고 쉽게, 다수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우리나라 국민성이 포털 문화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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