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기엔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 오를 수 있는 종목에 올라타란 이야기다.
실제 1997년 외환위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도 이런 종목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18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연초부터 직전거래일인 15일까지 1124.47에서 1391.73으로 267.26포인트(23.76%) 급등했다.
같은 기간 200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삼성이미징을 포함해 37개에 달했다.
다만 코스피는 이달 7일 1401.08로 7개월만에 1400선을 넘어섰다가 차익매물 출회로 다시 1400선을 내주고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금융위기 진정으로 급등했던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신고가 종목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단기 과열에 따른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주가가 사상 최고로 뛸 수 있었던 것은 이를 뒷받침할 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오른 이유가 충분한 만큼 주가를 한 단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증권가는 조언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레벌업이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 종목과 업종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며 "신고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신고가 경신이 단기적인 호재로 이뤄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경기불황에 따른 경쟁사 몰락으로 매출과 수익이 대폭 확대되면서 펀더멘털 자체를 개선한 경우가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이런 업종으론 외환위기 직후 반도체와 2004년 제약, 2005년 조선이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1999년 6월 사상 최고가였던 11만원대를 돌파하면서 불과 1년만에 세 배 가량 상승했다.
이는 컴퓨터 대중화로 인터넷 고속망이 빠르게 보급된 데 따른 것이다. 덕분에 이때부터 IT산업 전반에 걸쳐 수요가 격증하기 시작했다.
경기방어주 정도로 인식됐던 제약주와 주가 탄력이 약했던 조선주가 각각 신고가를 경신하던 2004년과 2005년 상황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
한미약품은 복제약(제너릭)이란 신성장 동력에 힘입어 2003년 말 신고가 경신 후 2년만에 6배 올랐다.
현대중공업도 세계 물동량 증대로 2005년 신고가를 돌파한 뒤 무려 10배 가까이 뛰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소강상태인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고 한다면 그 동력은 금융위기 진정이 아닌 실적"이라며 "신고가를 형성하는 종목이 나타나면 한 번 더 해당 산업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종목으론 ITㆍ자동차주, 중국수혜주, 녹색산업주가 꼽혔다.
김 연구원은 "개별 종목이 재료에 따라 신고가를 형성하는 경우보다 업종 내에서 대표주가 신고가로 뛰면서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런 전략은 1년 이상 기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