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문규현 신부와 전종훈 신부,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 등이 이끄는 '오체투지(五體投地)' 순례단이 16일 서울에 입성했다.
순례단은 지난 3월 28일 충남 공주 계룡산 신원사 중악단을 출발해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위를 땅에 대고 절하는 오체투지 방식으로 하루 약 4km씩 전진해 103일 만인 이날 오후 3시10분께 과천과 서울의 경계지점에 도착했다.
순례단은 이 자리에서 발표한 '서울 순례를 시작하며 드리는 글'에서 "세상이 잔인해지고 인간성이 무너진 이유는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은 말할 것도 없이 국민 전체가 물신이라는 지독한 우상숭배에 빠졌기 때문"이라며 "생명 자체에 대한 성찰이 없이는 그 어떤 묘수도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 사람이라도 자기 본분으로 돌아가서 조금 덜 욕심내고 남을 배려해도 우리 세상은 말할 수 없이 환해지고 따뜻해질 것"이라면서 "정치사회적 책임이 큰 이들이 더 큰 통찰로 우선 더 많은 몫을 떠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500여명의 참석자 중 100여명은 순례단과 함께 오체투지 행진에 동참했다.
순례단은 오는 20일 명동성당에 도착해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21일에는 청계광장을 거쳐 조계사에서 법회를 연다.
이들은 다음달 6일 임진각 망배단에 도착하는 것으로 총 230㎞에 이르는 오체투지 순례 일정을 마칠 예정이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