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20%가 성장 혜택 '독식'
- 10가구 중 2~3가구는 가계 수지 적자
지난 5년간 우리 경제가 연평균 4.1%의 비교적 건실한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층별 소득 격차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위 20%의 저소득층 가계는 5년간 지출이 소득보다 많은 지속적인 가계수지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소득 5분위배율(시장소득 기준)은 2003년 5.45배에서 지난해 6.57배로 늘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 계층의 소득을 소득 하위 20%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소득 양극화를 보여주는 척도이다.
하위 계층이 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 혜택을 상대적으로 적게 누리면서 이들 가계수지는 악화되거나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하위 10% 가구는 2003년 소득이 42만5000원인 데 반해 가계지출은 96만1000원에 이르러 53만6000원의 가계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 계층은 그러나 5년이 지난 지난해에도 소득과 가계지출이 각각 54만2000원, 108만2000원으로 가계수지 적자가 54만원에 달했다.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소득보다 갑절이나 많은 가계 지출을 하면서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하위 10~20% 계층은 가계수지 적자폭이 2003년 14만7000원에서 지난해 17만5000원으로 도리어 증가했다.
그나마 2003년 3만7000원의 가계수지 적자를 기록한 하위 20~30% 계층이 지난해에 2만3000원의 흑자를 기록한 게 개선된 점이다.
박정수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잠재성장률을 고려해 봤을 때 4.1%의 성장은 특별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문제는 성장을 하는 와중에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경기가 둔화될 때 양극화가 심해질 것인지는 단정지을 수 없지만 가장 피해를 입을 계층이 실업에 노출된 하위 계층이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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