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악령의 그늘에서 벗어나고픈 정유사들

2009-05-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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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의 하락 소식에도 주유소 기름값은 요지부동이다. 정유사들 자기네만 배부르기 위해 그런것 아니냐"

평균적으로 한 집에 1대 이상의 자동차를 보유한 우리나라에서 휘발유 가격 변동은 큰 관심사다. 이에 국민들은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지 않는 휘발유 값에 불만을 갖고 있다.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 등도 국내 4대 정유사들이 국내 석유시장을 독점하면서 가격 담합과 폭리를 일삼는 등 횡포를 부려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이미지 때문에 지난해 모든 기업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정유사들은 여론을 의식해 경제적 손실에 대해 함구 할 수 밖에 없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정유사들이 매년 기부행사와 사회공헌 행사에 앞장서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의 잇단 규제와 정책 발표로 인해 정유사들은 '벙어리 냉가슴'으로 눈치만 보고 있다.

한 정유업체 관계자는 "나도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데 기름값이 인상되면 화가 치민다. 하지만 가격인상을 정유사만의 탓이라고 하는 부정적인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오히려 각종 세금으로 영업 마진이 심각하게 낮아 걱정이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정유사들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외에 그림자처럼 쫒아다니는 부정적 이미지를 몰아내기 위해 비정유사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구자영 SK에너지 사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정유회사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는 종합 에너지기업으로서의 환골탈태를 위해 최근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수소에너지,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 다양한 대체에너지에 대한 연구개발과 사업개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칼텍스도 최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력하는 등 비정유사업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에너지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은 아직 멀고도 멀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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