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 디저트로 훌륭한 포르투갈의 포트와인과 비슷한 제조방식의 주정 강화와인으로 스페인의 셰리가 있습니다. 스페인의 최남단 까디스 지방의 ‘헤레스 델 라 프론테라’라는 무역도시에서 이 와인이 영국으로 수출될 당시 헤레즈(Jerez)를 영어로 잘못 발음 하면서 셰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셰리와인은 늘 ‘포트와 셰리’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같은 종류로 분류 되지만 사실은 음용하는 용도나 양조방식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포트의 경우 식후 디저트 와인으로 분류 되지만, 셰리는 식전에 입맛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는 와인입니다. 둘다 포도로 만든 브랜디를 섞어 제조하는 높은 알코올의 와인 임에도 그 차이가 나는 것은 발효 중 브랜디를 첨가하여 당도가 높아진 포트와는 달리 쉐리는 발효가 끝난 드라이한 와인에 브랜디를 섞어 만들기 때문에 달지않은 드라이한 와인이 대부분 입니다.
물론 크림쉐리(Cream Sherry) 나 페드로 씨메네즈(Pedro Ximenez)와 같이 일반적인 쉐리주를 만드는 품종인 팔로미노(Palomino)란 청포도를 쓰지 않고 다른 포도 종을 사용, 달콤한 와인을 양조한 후 제조하는 달콤한 셰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황실이나 스페인의 귀족들이 즐겨마시던 셰리는 퓌노(Fino) 나 올로로소(Oloroso)와 같은 드라이한 셰리와인 입니다.
셰리와인 역시 그 기원은 포트와 마찬가지로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중 와인을 변질되지 않고 보다 효과적으로 운반하기 위해 브랜디를 섞어 만든 것이 그 시작이 되었다고 합니다.
셰리 와인의 제조과정에는 일반적인 와인양조와는 다른 독특한 방식을 사용하는데, 하나는 보통의 와인은 꺄브라 불리는 지하 저장고에서 와인을 숙성 시키는 반면 셰리는 ‘보데가’라 불리는 지상의 저장고에서 숙성 됩니다.
보데가에는 솔레라(Solera) 시스템이라는 숙성과 브랜딩을 동시에 하는 공정이 있습니다. 오크통을 수평으로 3~4층으로 쌓은후 서로 연결시켜 섞이게 만든 후 제일 아래칸에는 가장 오래 숙성된 셰리를 채워 놓고 위로 올라 갈수록 덜 숙성 된 셰리들로 채워 놓습니다.
병입을 할때에는 제일 아래통에서 쉐리를 꺼내 병입하고 그양만큼 다시 맨 위의 오크에 어린 셰리를 채워넣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조 방식으로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고 따로 브랜딩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으며 셰리의 가장 큰 특징인 특정 빈티지가 없는 것도 이런 솔레라 시스템의 특징입니다.
솔레라 시스템의 셰리 오크는 스카치 위스키를 숙성시키는데 쓰이는 용도로 일반 오크통에 비해 5배 이상 비싸게 팔리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도 영국 황실의 국빈 만찬이 있을 때면 늘 식전 주로 셰리 주를 내오며,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도 작품에 셰리를 예찬하는 내용을 쓸 정도로 영국인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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