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입 신빙성' 자신하는 검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로 정치인들이 잇따라 소환되는 가운데 검찰이 소환조사를 거듭할수록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자신감을 얻는 모습이다.

검찰 관계자는 8일 "박관용ㆍ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조사받고 나갔고, 원하는 진술을 모두 확보했으며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진술을 근거로 돈을 받았다는 정치인들을 속속 소환해보니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백을 대부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향후 수사에 있어서도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큰 `밑천'으로 삼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껏 박 회장에게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소환된 이들이 10명에 달하고 앞으로도 `줄소환'이 예고된 점을 감안하면 박 회장이 풀어놓은 말들은 수사에 탄력을 붙이는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뇌물이나 정치자금 등 현금이 오가는 사건에서는 돈을 준 쪽과 받은 쪽의 진술이 엇갈릴 때 `물증'을 잡기가 쉽지 않아 검찰 입장에서는 제공자에게서 일관되고 신뢰할 만한 진술을 받아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대차로비' 사건에선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박상배 전 산업은행 부총재 등에게 20여억원을 뿌린 혐의로 기소됐지만 김 대표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됐다.

이 때문에 검찰은 박 회장 비서의 다이어리나 금품이 전달된 시점의 자금 상황 등의 증거들을 미리 꼼꼼히 확보해 박 회장의 일관된 진술을 받아내는 데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이광재 민주당 의원과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 6명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모두 발부받는 '성과'를 거뒀다.

이런 배경에서 검찰 주변에서는 앞으로 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조사에서도 박 회장의 진술이 수사팀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e-mail]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