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2단계 4공구 공사구간(대구∼울산)의 침목 균열 발생 원인은 겨울철 동파 때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침목은 그리스나 폴리에스틸렌 폼을 주입해 동파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이같은 규격을 지키지 않고 방수성소재가 아닌 스펀지를 주입해 동파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열린 고속철도 2단계 침목 균열원인 조사 중간발표에서 합동조사단의 김수삼 한양대 교수는 "침목 균열의 원인은 침목 내부의 '매립전'에 물을 흡수하는 스폰지를 삽인 한 것"이라며 "이 사실을 독일 엔지니어들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왜 한국측에 전달하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측이 기술 전수시 자꾸 감추는 경향이 있었다"며 "독일어로 된 시방서에는 스폰지 대신 방수제인 그리스(Grease)나 폴리에스텔린 폼(PE-foam)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와있었다"고 덧붙였다.
합동조사단 보수·보강 대안팀의 박선규 교수도 "PE-foam과 그리스에 대해 국내 기술자들은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균열 발생 후에야 자료를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매립전이란 여러 플레이트로 구성돼 있는 침목과 체결장치를 연결하는 기능을 하는 장치로 볼트와 너트를 둘러싼 플라스틱통을 말한다.
이 매립전은 구조상 내부에 공간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 공간에 물이 차지 않도록 방수재로 채워야 한다. 물이 차면 동절기에 얼게 되고 늘어난 부피의 물은 침목에 균열을 일으킨다.
따라서 독일 엔지니어들이 처음부터 이 문제를 올바로 지적하고 한국측에 알려줬다면 침목 균열을 방지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현장조사팀의 김은겸 교수는 "실험 결과 침수량이 40cc이상부터 침목의 균열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물이 많이 스며들수록 또 기온이 낮은 지역에 위치한 침목 일수록 균열 발생 빈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5일 침목에 균열이 최초로 확인된 후부터 현재까지 발견된 균열 침목은 모두 332개에 이른다.
침목 제작비용은 개당 7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균열 침목을 보수하는데는 개당 1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약 3억원 정도가 들어갈 침목교체 비용은 모두 시공사가 부담하게 된다”며 “매립전의 스펀지를 전부 방수재로 교체하고 채수량이 40cc 이상인 지역의 침목을 비파괴검사를 통해 안전성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추가로 균열침목이 발생하면 보수비용도 따라서 늘게 된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에 사용되는 침목은 약 15만개로 이중 약 0.2%의 침목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그러나 침목 교체 문제로 내년말로 예정된 완공일자가 늦춰질 가능성은 낮다고 철도시설공단은 주장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울산-부산은 궤도 공사를 아직 하지 않고 있다”며 “이 구간 공사와 기존 침목 보수 공사를 동시에 실시하면 공기가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