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를 표방했던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 비정규직법 등 경제·민생법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려날 조짐이다.
법안처리를 놓고 여야는 초반부터 파행을 거듭한 데 이어 ‘박연차 로비’, ‘북한 로켓’, ‘4·29재보선 당내분’ 등이 정치권의 핵심뇌관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정치공방 속 경제·민생 실종
4월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질 경제·민생관련 쟁점법안은 28조9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필두로 한미FTA비준안, 비정규직법, 농협법, 은행법, 주공·토공통합법 등이 있다.
하지만 임시국회 첫날부터 한나라당은 쟁점법안 중 하나인 주공·토공통합법(국토해양위)을 강행처리, 법사위 심사로 넘겼다.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이번 국회는 처음부터 원리원칙 대로 운영하기로 했고 주공·토공통합법의 경우 여야가 4월 첫째 주에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보이콧해도 상임위는 계속 연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직접적인 사과가 있을 때까지 상임위 보이콧을 계속할 방침이다.
이에 나머지 법안 중 한 건도 정상적인 처리는 물론 이번 국회에 통과시킬 수 있을지 여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최근 석면검출 제품이 문제시되고 있음에도 지난 2월 제출된 ‘석면피해 보상 및 지원법’ 또한 기약 없이 ‘낮잠’만 자고 있다.
따라서 추경 등 나머지 현안들도 여당의 독주가 유력시 되면서 정상적인 경제·민생관련 법안논의가 배제된 ‘반쪽국회’, 혹은 성과 없는 대치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자기몸 돌보기도 바쁜 여야
더욱 심각한 것은 여야 모두 4·29재보선과 ‘박연차 로비’에 따른 사정정국 후폭풍으로 법안을 제대로 검토할 여유도 없다는 것이다.
때마침 터진 북한 장거리 로켓발사 사태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한나라당은 4·29재보선과 맞물린 친이-친박 간 계파갈등이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텃밭인 경주후보로 출마한 정종복(친이)·정수성(친박) 후보의 선거전이 ‘사퇴압력 파문’ 등을 거치며 당 실세 이상득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 간 갈등양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경우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에 대한 공천배제 입장을 밝히면서 아예 분당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여야 모두 ‘집안싸움’으로 법안처리는 고사하고 상대당 선거 전략도 제대로 못 짜는 통에 ‘박연차 로비’의 불똥이 또 어느 의원에게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상태다.
대정부질문에서조차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부대책 추궁 및 대안 제시 관련 질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여야는 지난 6일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박연차 리스트에 대한 표적사정 공방,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정부 대응책에서 이견차를 보이는 등 정치공방만을 이어갔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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