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강기업으로) '팔방미인' 꿈꾸는 현대중공업

2009-04-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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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은 비조선 부문을 더욱 강화해 세계적인 '종합중공업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전세계 선박의 15%를 건조하는 세계 1위 조선업체이지만 매출액의 55%는 엔진기계, 육·해상플랜트, 전기전자, 금융 등 비조선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및 풍력 발전설비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은 올 초 사업계획을 밝히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2800억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액인 1조4300억원 가운데 20%에 해당한다. 지난 3일에는 태양광, 풍력에너지 생산 시설 증대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 들어 첫 투자가 이루어진 사업 부문도 신재생에너지이다. 지난 2월 현대중공업은 전라북도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 총 1057억원을 투자해 군산에 국내 최대 풍력발전기 생산 공장을 준공키로 했다.

군산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13만2000㎡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오는 9월 완공 예정이며 연간 최대 600㎿ 생산 규모를 자랑한다. 이는 주택 20만 가구 사용분에 해당하는 규모로 여기서 생산된 풍력발전기는 미국·중국·유럽 등으로 수출된다.

태양광 발전 부문은 이미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5월 충북 음성에 총 340억원을 투자, 연간 60㎿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세웠다. 올해 말까지 추가로 300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을 설립, 태양전지 생산 규모를 연 330MW까지 확대한다.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에는 약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KCC와 폴리실리콘 합작사인 한국폴리실리콘을 설립, 연간 2500t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까지 100㎿ 규모의 잉곳과 웨이퍼도 생산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잉곳,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발전시스템 등 태양광 발전 전 분야에 진출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된다.

금융 부문도 글로벌 기업 도약을 목표로 잰걸음으로 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표 금융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리서치 강화, 자산관리 시스템 구축 등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자산형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 도약키 위해 퇴직연금, 선박금융 등의 신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선물은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들이 24시간 실시간으로 전세계 선물시장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일류 기술로 수주 부진 넘어

조선 부문의 신규 수주 부진은 신공법 및 신기술로 넘어선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은 부유식 원유생상저장설비(FPSO) 건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최초 FPSO 전문 도크인 ‘H도크’를 완공했다.

H도크는 조업기간을 5.5개월에서 4.5개월로 1개월 단축하고, 생산원가도 15% 정도 절감할 수 있어 현대중고업의 수주 경쟁력을 높였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이달 안으로 물고기 지느러미 원리를 이용한 ‘빌지킬’(Bilge-Keel)을 장착한 도크를 완공할 예정이다. 빌지킬은 선박이 파도에 의해 흔들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박 하단에 장착되는 얇고 긴 철판으로 물고기의 지느러미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은 악천후에도 선박 진수 작업이 가능해져 도크 회전율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개발, 특허를 받은 ‘추력 날개’ 역시 연료 절감 효과가 탁월에 선주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조선 계열사인 삼호중공업은 '육상건조공법'으로 조업기간을 단축시켜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다. 육상건조공법이란 완성된 배를 바다에 띄울 수 있도록 해주는 도크 없이 땅위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방법이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세계 최고의 설계 정밀도를 내세워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다.

송재병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전세계 불황에도 (현대중공업그룹은) 신기술과 신공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수익 구조 다변화로 성장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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