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한지 보름 정도 됐지만 내부에서는 '낙하산'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외부에서는 핵심사업이 차질을 빚는등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사실 허 사장의 이같은 어려움은 취임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대구출신인 허사장인 고려대를 나와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에는 경찰청장을 지내다 시위중인 농민이 사망하면서 책임을 지고 1년만에 물러났다. 철도와 관련된 경력도 전혀 없다. 그래서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했고, 취임당일에는 노조원들의 출근저지 투쟁으로 취임식이 예정보다 1시간 늦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허 사장은 취임 후 '허 철도'로 불러달라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노조의 반응은 여전히 냉당함 상황이다.
내부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코레일은 지난해말 기준 6조7000억원이라는 부채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73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부채와 순실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공기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정원의 16%인 5100명 정도를 감원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빚더미의 인천공항철도를 떠안아야할 처지에 몰린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인천공항철도의 민자지분 88.8%를 코레일이 인수할 것이라고 지난달 30일 발표한 것. 인수자금만 8000억원이 들어간다.
코레일 노조는 "정부의 이번 낙하산 인사의 목적이 들어났다"며 "허 사장은 이번 인수 결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이익금으로 이를 충당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사업마저 금융위기 여파로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사업 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이 지난달 31일로 예정된 2차 토지대금 8000억원을 지불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납부기한 연장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 사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일까지 예상을 빗나가면서 이래저래 힘들어질 수 밖에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레일 안팎에서는 허 사장이 초반부터 어려운 시험을 치르게 됐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허 철도'라고 불러달라 했던 허 사장이 진정한 철도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련이 생각보다 너무 일찍 다가온 것이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