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제조한 물품이라도 국내에 반입하지 않고 보세창고에서 바로 다른 나라로 수출했다면 원산지표시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제3형사부(홍성주 부장판사)는 대외무역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무역업체 N사 박모(47)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원심을 깨고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관세청의 원산지제도 운용에 관한 2007년 6월 고시에 따르면 보세구역에서 국내로 반입하지 않고 외국으로 재수출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원산지 표시를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도 원심은 대외무역법의 법리를 잘못 해석했다"라고 판시했다.
법원은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는 무죄지만 관세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는 만큼 피고에게 징역 1년3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4천62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한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중국산 의류에 대한 외국의 할당제를 피하려고 중국산 의류를 들여와 국내 보세창고에 보관하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법으로 2006년 2월부터 12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총 13억 원 어치를 중계수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박 씨는 중국산 의류를 한국산으로 표시한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받아 제3국에 수술하거나 보관하는 등 2006년부터 다음해까지 170차례에 걸쳐 40억 원 어치의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혐의도 받았다.
1,2심 재판부는 박 씨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4천620만 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대외무역법의 원산지 규정에 관한 해석을 잘못했다며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