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발 위기 여파… 증시전망 비관론 급선회

2009-02-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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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110선 붕괴ㆍ환율 1480원 돌파
"지수 전저점 1080선 하향이탈 가능성"

주식시장 전망이 비관론 일색으로 바뀌고 있다. 동유럽 금융위기와 환율 급등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09포인트(0.55%) 내린 1107.10을 기록하며 연나흘 하락했다. 동유럽 국가군에서 불거진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외국인은 8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며 1322억원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3.00원 오른 1481.00원으로 뛰었다. 8거래일만에 100원이 오른 환율은 작년 11월25일 1502.30원 이후 3개월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코스피 지지선 이탈 가능성=동유럽 금융위기 여파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환율이 뛰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코스피가 지지선인 108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12월부터 코스피가 1080~1200선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움직여 왔다"며 "경제불황과 금융위기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지수가 지지선을 깨고 저점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연초 이후 해외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올랐던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동유럽발 금융위기 심화로 세계 증시가 하향 동조화되는 상황은 주요국가 증시보다 상대적인 강세를 보여 온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을 관망하며 성급한 매수를 자제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동유럽발 금융위기가 새로운 악재가 아니라며 지난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동유럽 지역에 대한 신용등급은 하향 조정되기 시작했다"며 "신흥 아시아 지역은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동유럽처럼 신용경색에 시달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환율안정 투심회복 관건=증권가는 외환시장 안정이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상승은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기업에 도움을 주지만 경기침체 상황에선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금융불안 속에서 환율 상승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환율 상승이 오히려 국내 기업에 어려움을 가중시켜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정용택 유진투자증권 경제분석팀장도 "환율이 기본적으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호재와 악재가 혼재한다"며 "하지만 환율 상승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지표 역할을 하는 지금은 증시에 부정적 신호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500원선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종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환율 급등이 내부적 악재보다 세계적인 금융 불안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며 "작년 4분기처럼 세계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 이탈이 확대되면 환율이 1500원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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