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취득 주택시 한시적 양도세 감면조치에 따라 수도권 분양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사들의 대응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분양시장이 좋지 않아 줄줄이 미뤄두었던 분양물량을 이번 기회에 처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지만, 혹시나 또다시 미분양 발목에 잡힐까 선뜻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끼리 '눈치보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김포 용인 인천 등 양도세 감면의 최대 수혜지로 부상한 수도권 비과밀억제권역 내 사업장을 보유한 건설업체들은 분양일정을 놓고 서로 눈치공방을 벌이고 있다.
분위기는 다소 호전됐지만 아직도 분양시장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분양일정을 늦추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시중에 떠도는 3, 4월 위기설을 넘긴 뒤에 분양 시점을 잡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동문건설은 당초 3월 분양 예정이었던 인천 청라지구 '동문굿모닝힐'을 2개월 가량 늦춘 5월경에 공급할 예정이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의 공급일정 또한 5월에서 6월로 연기했다.
김포한강신도시 AC-2블록에 1058가구를 공급할 예정인 우미건설 역시 당초 4월로 예정됐던 분양시기를 5~6월 중으로 늦춘다는 계획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5~6월보다도 더 늦춰질 수도 있다"며 "규제완화가 됐다지만 시장이 회복되지 않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일정을 수시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는 건설사들도 있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분양시장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5월로 분양을 연기했던 김포한강신도시 신곡 6지구 3565가구(일반분양)의 분양 일정을 아직도 잡지 못하고 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청라지구에서 분양을 앞둔 중소업체 관계자들은 "우리 뿐만 아니라 청라 웰카운티의 청약 결과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지만 상반기 내 분양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미정'으로 잡혀있던 분양 일정이 속속 잡히고는 있지만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먼저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의 성패 결과를 본 뒤 분양 일정을 잡겠다'는 식의 눈치전이 치열하다"며 "세금 혜택이 있다고 하지만 결국 분양 성적은 분양가와 입지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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