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750억달러 규모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경기침체 속에 심화하고 있는 주택차압 사태를 막기 위해 모두 2750억달러를 투입해 주택 보유자 900만명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부담을 줄이는 내용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미 재무부도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보유한 부실 모기지를 최대 2000억달러까지 인수키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아리조나주 메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번 대책은 미국의 수백만 가정이 파산에서 벗어나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며 "주택차압률을 낮추면 주택가격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의 핵심은 주택차압률을 낮추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미 정부는 모기지업체에 주택 차압을 유예하는 조건으로 가구당 최대 6000달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대출금 상환조건을 완화할 경우 모기지업체는 연방기금으로부터 가구당 1000달러를 지원받게 된다. 또 주택 차압을 유예할 경우 가구당 1년에 1000달러씩 3년간 3000달러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미연체 대출금에 대한 상환조건을 완화했을 경우에도 가구당 최대 2000달러가 지원된다.
이밖에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월 상환액이 세전소득의 31%를 넘지 않도록 금리를 조정해 주는 방안도 대책에 포함됐다.
일련의 대책에는 모두 750억달러가 투입되며 재원은 대부분 지난해 의회가 승인한 7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서 조달된다. 다만 투기목적으로 여러 주택을 구입한 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한 경우는 지원대상에서 빠진다.
이와 별도로 미 재무부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가 보유한 부실 모기지를 최대 2000억달러까지 인수키로 했다. 종전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국책모기지회사들에 2000억달러를 투입하는 이유는 향후 예상되는 부실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모기지 금리의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총 900만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미 정부는 예상했다.
미 정부는 의회에서 파산 관련 법률 개정작업에 착수해 법원이 주택담보 대출 상환조건을 완화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한편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해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 실적은 46만6000가구(연율 기준)로 전월보다 16.8% 급감했으며 주택신축 허가신청 건수도 52만1000가구로 전월에 비해 4.8% 줄었다고 발표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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