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쿠폰제 도입으로 1% 경제성장 전망
전문가들, 쿠폰통한 경기부양 ‘긍정적’
정부가 빈곤층 지원을 위한 쿠폰제 도입을 검토키로 함에 따라 그 실효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만의 경우 소비쿠폰제를 통해 경제성장률 상승을 기대하는 등 쿠폰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우리의 경우에도 빈곤층 지원 외에 경기부양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한국, 대만쿠폰효과 가능할까
대만은 지난달 최상위층을 제외한 2300여명의 서민들에게 850억대만달러(3조4700억원) 상당의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이 쿠폰의 유효기간을 9월까지로 한정, 소매업과 가전산업 등에 벌써 가시적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린 대만정치대학 교수는 “소비쿠폰이 경제성장률을 1%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만 정부도 당초 소비쿠폰이 경제성장률을 0.6%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기대치를 1%포인트로 상향조정했다.
이제 관심은 한국에서도 소비쿠폰에 의한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은 외국 사례중 한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적용 가능한 방안은 사회 약자 등 특정 계층에 대한 소비쿠폰제와 같은 보조금 지급이라고 주장했다.
조세연구원 최진욱 연구위원은 “소비쿠폰제의 2가지 효과는 내수 경기부양과 빈곤층의 소득 보전”이라며 “다만 지급대상을 빈곤층에서 중산층까지로 확대한다면 경기부양의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시한부 쿠폰의 경우, 사용기간이 한정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내수진작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소비와 직결되는 보조금 지급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최근 감세보다는 ‘시한부 소비쿠폰’을 이용한 경기부양을 주장했다.
◆정부, 빈곤층 지원+내수부양 기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진 중인 쿠폰제는 가맹점에서 돈 없이도 식료품과 생필품을 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 등을 살 때 현금대신 정부가 제공한 푸드쿠폰을 사용할 수 있게 돼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빈곤층에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지원을 해주는 대책인 것이다.
이에 정부는 쿠폰제 도입으로 빈곤층 지원은 물론 내수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진 재정부 사회정책과장은“(쿠폰제를 도입할 경우) 실직과 폐업 등으로 위기에 처한 저소득층 4만1000가구를 지원하고도 커버하지 못하는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있는 계층에 대한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들은 쿠폰의 소비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돼 내수부양과 빈곤층 지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모두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폰제 도입으로 대만처럼 경제성장률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성진 과장은 “대만의 경우 서민들에게 모두 소비쿠폰을 지급했지만 우리의 경우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의 빈곤층 중 기초생활수급자를 제외한 비수급대상자들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만은 최상위 층을 제외한 서민들에게 쿠폰을 지급해 내수부양에 실질적인 효과를 얻은 것과 달리 우리 정부는 쿠폰제 도입 대상을 현재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는 빈곤층으로 한정해 상대적으로 소비에 따른 부양효과는 적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인구는 523만명으로 이중 기초생활수급보상을 받는 159만명을 제외한 364만명이 쿠폰제 지원 대상자가 된다.
송정훈 기자 soghddn@
김한나 기자 h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