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초저금리 지속...양적완화 돌입하나?

2009-01-2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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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기업 지출 우려 초저금리 정책은 적절 양적완화 정책 가능성 시사

   
 
사진: 벤 버냉키 의장이 이끄는 미국 연준이 2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했다.

예상대로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틀에 걸쳐 개최한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방기금목표금리를 0~0.25%로 유지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경제에 대해 연준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신중론을 지속했다. 연준은 이날 FOMC 이후 공개한 성명을 통해 지난 12월 이후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면서 현재 초저금리 기조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연준은 강조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 역시 지출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연준의 판단이다.

금융위기 사태로 전세계적인 소비 위축이 지속되면서 미국의 산업생산과 고용, 주택착공 역시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연준은 진단했다.

정책 당국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채권 매입에 들어가면서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일각에서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신용상황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연준은 밝혔다.

연준은 경제회생을 위해 재무부가 발행한 장기국채를 매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문을 통해 신용시장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장기국채를 매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기금목표금리 추이 (출처: FRB)
이는 장기국채 매입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지난 12월 회의 당시 입장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변화한 것으로 양적완화 정책의 본격적인 진행을 암시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 역시 미국이 초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면서 연준의 총알이 떨어졌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연준이 국채와 모기지 채권을 대규모 매입을 통해 통화공급량 자체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이 양적완화 정책으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연준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신용경색 사태를 해소하고 장단기 금리차를 해결하기 위해 통화 공급을 늘릴 수는 있지만 통화량의 과도한 팽창이 결국 물가 급등을 뜻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모간키간의 케빈 기디스 채권사업 부문 책임자는 "연준은 국채 매입 시기와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면서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몰리는 것을 우려한 것도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연준은 인플레 억제와 경기부양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지만 인플레 억제를 위해 통화량을 흡수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연준은 올 하반기부터 미국 경제가 점진적인 개선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지만 디플레이션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연준은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향후 수분기에 걸쳐 인플레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면서 물가가 경기성장을 위한 수준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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