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난이 심화되면서 노동시간과 임금을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는 '잡셰어링'이 고용대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줄인 임금이 추가 고용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한데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검증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잡셰어링'외에는 대안이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잡셰어링’ 고용대책으로 부상
정부는 잡셰어링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긍정적로 검토하는 등 ‘잡셰어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공공기관까지 확산돼 공공기관 신입사원의 초봉을 깎아 만든 재원으로 민간사업에 일자리를 나누기 지원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가 고려중인 세제지원은 사업주의 경우 손비처리 확대 등을 통한 세금 감면과 세금 납부기한 연장, 근로자에게는 추가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김정운 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인센티브 등을 간구하고 있다”며 “기업의 잡셰어링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2월 초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정부의 세부 계획과 가이드라인이 확정돼 발표될 예정이다.
실제로 한국수출보험공사 노사는 28일 대졸 초임을 25% 줄이는 대신 신규채용 인원을 늘리는 잡셰어링에 공식적으로 합의해 추진키로 하며 잡셰어링의 불씨를 당겼다.
◇‘잡셰어링’ 과연 일자리 나누기 될까
정부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305곳의 초임에 대한 전수조사를 토대로 구체적인 잡셰어링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초임 삭감의 범위나 그로인해 마련되는 재원은 전수조사 중인 관계로 불확실하지만 ‘잡셰어링’의 일환으로 공기업 신입사원들의 임금 삭감은 불가피 할 것을 보인다.
강승준 재정부 제도기획과장은 “현재 잡셰어링을 위한 현황 조사 중에 있다”며 “결과에 따라 신입사원들의 보수삭감 여부와 그에따라 확보되는 재원의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기업 대졸 초임 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불안정한 고용시장에 적극적으로 맞대응하는 방법이 아닌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고통분담 만큼 재원이 마련되는 2차적이고 수동적인 대응방식이다. 또 정부의 공기업 경영효율화와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하는 민간기업들의 경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얼마나 자발적으로 참여할지가 의문으로 남아있다.
한 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경우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전체인원의 10%이상을 감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정원이 한정돼 있어 신입사원의 초봉을 줄인 만큼 추가 채용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러한 실효에 의문들 속에서도 ‘잡셰어링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은 “실직자는 늘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대안이 ‘잡셰어링’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현 고용대란의 안정을 위해서는 ‘잡셰어링’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