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지구 10단지 전경/자료제공 SH공사 |
중대형 아파트 기피현상이 장기전세주택(시프트)으로 확산되면서 SH공사가 고민이다. 지난해 말 420가구를 분양한 강일지구 시프트가 전체 물량의 약 27%인 11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대형 시프트는 중복당첨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7일 SH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114㎡형(전용면적) 420가구 중 11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한채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오는 30일 청약접수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한 뒤, 다음달 중순께 잔여가구에 대해서는 재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재분양에 나서더라도 미분양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것이 고민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강일지구의 시프트 분양가격이 주변 전세시세 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주거 인프라 구축이 아직까지 마무리가 안된 상황이어서 생활에 불편을 느낀 수요자들이 분양을 꺼리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서울시 장기전세팀 관계자는 "60㎡ 이하 소형 평형의 경우 정부 주택기금을 보조받을 수 있고 심사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에 무주택자들이 몰렸다"면서 "그러나 중대형의 경우에는 공급물량도 비교적 많은데다 주변에 고속도로가 위치하고 있다는 입지여건 때문에 외면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근 S공인 대표는 "강일지구 인근 주공아파트 89㎡형의 전세가는 현재 6개월 전보다 9000만원이 더 빠져 1억3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시프트보다 싼 매물들이 나와있기 때문에 굳이 시프트를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중복당첨으로 인한 미분양 물량도 고민이 되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중대형의 경우 만 20세 이상 청약예금에 가입한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청약에 나설수 있다"며 "따라서 세대원 가운데 중복으로 분양신청한 경우에는 중복당첨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첨자 추첨이 끝나보면 중복당첨 등 미분양 규모가 최종 확인될 것"이라며 "설령 중복당첨자가 있다 하더라도 재분양을 통해 최소 100여가구 정도는 무난하게 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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