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용산참사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조기에 경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김 내정자가 자진 사퇴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번 사건에 대해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는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김 내정자의 인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다각도로 고민중이며 경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청와대는 ‘선 진상규명 후 문책’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여론 악화를 우려해 김 내정자의 조기 경질로 급반전한 셈이다. 특히 여당에서 ‘김 내정자 조기경질’을 당론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등 ‘당청간 엇박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청와대의 이 같은 결정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민심을 조기수습하지 못할 경우 당장 2월 대학졸업 시즌에서 청년실업자의 양산이나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대량 실직사태 등과 맞물려 거대한 사회불안이 야기될 가능성도 청와대의 조기대응 방침에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특히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하면서 이번 참사와 관련한 민심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동기 민정수석은 실시간 사건경위 파악과 진상규명에 주력하고 있고, 맹형규 정무수석은 시시각각 민심의 동향을 파악해 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법을 집행하더라도 만일의 불상사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은 커다른 실책”이라며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참사의 책임선상에 있는 국정원장 내정자인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 문제도 최대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주무장관은 원 장관의 즉각 파면과 이번 참사의 국정조사를 강도 높게 촉구하고 있다. 특히 원 장관이 국정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정권 안보’의 첨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의 거취는 정국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원 장관에 대한 파면 요구는 부당한 정치공세로 판단, 일절 대응치 않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상태다. 관계자는 “원 장관의 파면 요구는 도가 지나친 것”이라고 못박았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