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에 고객들의 구매 패턴이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평균 4%대로 역신장했으나 1만~2만원대 저가형 설 선물세트 구매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마트의 9800원 애플리나 사과세트가 이달 19일까지 1만세트가 팔렸다. 전체 물량의 33% 수준이지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무척 빠른 속도다.
신사임당 초충도 1호, 니베아 AJ-1호 등 1만원 미만 생필품 선물세트도 내놓기가 무섭게 나가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1만원 미만 선물세트 판매 비중이 지난해 35%에서 올해 43%까지 올라갔다”며 “고객들이 저가형 상품에만 몰려 고가 상품들이 마이너스 신장세를 보이는 등 격차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9900원 신고배 3만 세트(14~15개입 · 7.5㎏)는 판매를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모두 팔렸다. 현재 배 선물세트는 총 매출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또 샴푸, 비누 등이 담겨 있는 1만원 이하 생활용품 선물세트가 전체 순위 중 상위권을 대부분 차지했다. LG선물세트 감사 1호, 아모레퍼시픽 뷰티컬렉션 H1호, P&G구정선물세트 1호가 바로 그것.
이외에도 커피·차 제품도 1만~2만원 대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인기 품목으로는 동서식품 맥심 22호, 73호 등이 4% 이상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저조한 가운데 1만원 대 미만의 초저가 상품은 5%가량 신장했다.
이치우 홈플러스 H&BA팀 바이어는 “예년에는 스팸, 과일 등 3만~4만원대 선물세트가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불황으로 저가형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위생용품세트는 가격 부담도 적고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로 구성돼 실속 있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에 비해 온라인 몰은 예년에는 찾아볼 수 없는 대박행진 중이다.
롯데닷컴은 지난 19일 회사 창립 13년 이래 일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단 하루 동안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정지웅 롯데닷컴 생활팀 차장은 “과일세트와 곶감, 정육, 홍삼 등 식품 카테고리가 전체 매출의 43%가 집중됐다”며 “1만~3만원 대에도 구입할 수 있도록 품목에 고객들이 몰린 것이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롯데닷컴은 온라인 몰의 실속과 백화점의 품격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백화점 상품과 포장으로 품격과 정성을 강조했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