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성장률 충격적..부양 시급"

2009-01-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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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들은 22일 발표된 작년 4분기와 연간 경제성장률에 대해 예상보다 훨씬 안좋다고 평가하며 우리 경제가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작년 4분기에 이렇게 어려웠다면 올해 초에도 큰 폭으로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연간으로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새 경제팀은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산업 재조정으로 상처 부위를 도려내는 한편,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경기 부양책을 펼쳐야한다고 조언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
모든 수치가 생각보다 더 안좋아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실물경제가 애초 추정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위축됐다는 뜻이다. 연간 성장률도 대개 3%대를 예상했는데 2.5%로 추락했다.

작년 말에 내놓은 추정치는 4분기 성장률이 -2.0%였다. 이후에 12월 수출 수치가 발표되면서 그보다는 악화될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이렇게 많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

작년 4분기에 성장률이 이처럼 많이 떨어졌으면 올해 초에도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연간으로도 예상보다 더 떨어진다고 봐야한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연간으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하락속도가 워낙 빠르니까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신속하게 시행해야한다. 경기 하강 추세를 보면 올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렵고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므로 단기적으로 큰 고통을 겪는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의 소득을 늘려줘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는 것을 막아야한다.

또 재정정책을 통해 고용을 늘리고 악순환을 저지해야 한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경우 효과가 나타나는데 시차가 있지만 이번 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세워서 집행할만하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작년 4분기에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실제치는 더 안 좋았다. 수출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고 투자가 위축되면서 내수도 예상보다 많이 하락했다. 이 상태는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1월에 30% 줄어든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여건이 안 좋은 상황이다. 내수경기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작년 4분기보다 올해 1~2분기 수치가 더 안 좋을 것이다.

상반기에는 금융부실과 경기침체가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상반기에 비해서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나빠지고 있어 조만간 연간 성장률 전망을 마이너스로 제시하는 곳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외환위기 때는 일시적인 충격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인데다 비빌 언덕이 사라진 상태여서 마이너스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희망을 걸 곳이라고는 오바마 미국 새 대통령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중국과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이 동시에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 하반기 정도에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 밖에 없는 것 같다.

세계적 정책 공조에 기대를 걸고 그 사이에 우리나라도 나름대로 산업 재조정과 신성장 동력 개발 등을 통해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상처 난 부분을 도려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지난 경제팀의 미숙한 환율정책 등으로 시장이 불안해지고 자신감이 약화됐기 때문에 새 경제팀은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더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느끼도록 해 소비가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실 수석연구위원
작년 4분기의 성장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다. 당초 올해 하반기부터는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봤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회복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

실질적인 회복속도는 세계 경제가 좌우하겠지만 `V자형'의 급반등은 어려울 것이다.

상반기에 집중되는 재정지출의 정책시차,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지나치게 낮은데 따른 기저효과, 국제금융시장의 안정 전망 등을 감안할때 올해 4분기에는 성장률이 급반등할 수도 있다.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낮춘데 따른 금리인상 요인, 재정적자 압박 등을 감안할 때 성장률이 회복되는 시점에는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 이는 회복세를 제한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효근 대우증권 경제금융 파트장
작년 12월이 예상했던 것보다 워낙 나빴다. 금융시장의 위기는 전반적으로 작년 9~10월에 비해선 약화됐으나 실물부분이 빠르게 악화된 것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까지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빨라야 3분기에나 플러스 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수요가 살아나면 2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기대해볼 수도 있으나 수출 악화와 내수 부진까지 겹쳐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세계 각국이 재정 투입을 한 곳이 많지 않은 데다 국내적으로는 구조조정 작업까지 가세한 상황이라 당분간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해보인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과감한 재정투입에 나서야 한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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