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제2롯데월드 신축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15년간 이어져온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우선 사업추진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서울공항의 작전운영 및 비행안전 문제가 활주로 방향을 3도 트는 것으로 간단히 정리되면서 비롯된 특혜시비가 만만치 않다. 사업 계획이 처음 나온 지난 1994년 이후 15년 동안 반대로 일관해온 국방부가 한 순간에 입장을 바꾸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서울공항으로 인해 고도제한에 묶여 있는 경기도 성남시 일부 지역의 주민들이 제2롯데월드 신축이 허용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성남시의 20개 주택 재건축 조합으로 구성된 성남시재건축ㆍ재개발연합회는 지난 14일 국방부에 "같은 서울공항 비행안전구역임에도 재벌기업 롯데에게는 555m 초고층 건축허가를 내 주면서 정작 성남시 건축물은 45m 이하 족쇄로 묶어 주거행복권을 박탈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업 자체의 사업성은 물론 롯데가 내세우는 사회ㆍ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문도 꼬리를 문다. 롯데는 제2롯데월드 신축을 통해 공사기간 동안 250만여명, 완공 뒤에는 2만3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사업을 벌여 녹색성장을 견인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내겠다는 정부의 정책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하지만 공사를 벌여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해도 단순 일용직에 불과하고 이 마저도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져 실질적인 고용창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제2롯데월드가 완공돼 상시 근로자가 충원된다 해도 대부분 서비스업종으로 비정규직만 양산해 낼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관광타운이 조성되는 데 따른 실익도 미지수다. 롯데 측은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기존 롯데월드와 시너지효과를 내 관광객이 20~30%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월드 이외에는 지역적으로 뚜렷하게 연계되는 관광상품이 없는 데다 시내 주요 관광지와의 접근성도 낮아 관광객 유치효과도 장담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성남시재건축ㆍ재개발연합회는 "제2롯데월드 건립으로 연간 1000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면 성남지역은 고도제한이 완화될 경우 재건축ㆍ재개발을 통한 건설경기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20조원의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경제논리라면 더욱 솔깃한 얘기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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