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15일 "은행들이 건설 및 조선업체에 대한 구조조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기회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부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7대 은행장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6일까지 은행별 신용위험평가를 마무리하고 23일에는 채권단 협의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숫자만 공개할지 실명을 공개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은행들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어차피 시장에 알려질 가능성이 높아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맡고 있는 기업이 많아 C등금이나 D등급이 나올 수 있다"며 "주말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신용위험도 평가대상인 건설업체(92곳)와 조선업체(19곳) 중 건설업체 30곳, 조선업체 6곳의 평가를 담당한다.
한편 김 수석부원장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을 독려하기 위해 일일점검 체제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수석부원장은 "이달 13일 기준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이 지난해 말보다 2100억원 감소했다"며 "1월 중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4조원 이상 순증할 수 있도록 영업점을 독려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설을 앞두고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도록 설 자금을 예정대로 공급하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17개 은행은 설 자금으로 지난해 지원 규모의 2배 가량인 9조1450억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7조원은 중소기업에 지원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5000억원 이상의 설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보고한 산업 우리 신한 외환 국민 농협 하나은행 등 7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