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주식증여 급증 '주가 바닥쳤나'

2009-01-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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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싼 값에 경영권 이전 시점 판단"

재벌가가 주식ㆍ펀드 증여에 연달아 나서면서 이를 주가 바닥 신호로 여기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증여세는 주식이나 펀드를 증여했을 때 가격으로 부과되는 만큼 가장 저렴한 가격에 경영권을 넘기기 위해선 주가가 최저로 떨어졌다는 확신이 서야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 대주주와 친인척 4651명 가운데 지분율이 증가한 사람은 758명으로 전년 472명에 비해 60% 증가했다. 이들 가운데 주식을 증여 혹은 상속받은 사람은 전년 63명보다 두 배 가까운 103명에 달했다. 증여 또는 상속받은 주식 가치를 변동 시점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해 1억원이 넘은 사람은 전년 34명에서 56명으로 늘었다.

새해 들어서도 재벌 주식 증여는 꾸준히 늘고 있다.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은 이달 9일 이 회사 주식 1만주(10억원)를 손자와 손녀 6명에게 증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내흔 현대통신 회장도 아들 건구씨와 딸 윤정씨에게 각각 10만주와 4만주를 물려줬다.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은 장남인 학수씨에게 200만주를 넘겼다.

두산은 증여일 주가가 종가 기준 10만5000원으로 지난해 6월2일 기록한 52주 최고가인 21만6000원보다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현대통신도 같은해 1월14일 52주 고점인 4890원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2000원대에 증여가 이뤄졌다.

곽병열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 증여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경영권을 넘길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증여 현상만 가지고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투자심리 측면에서 보면 재벌가가 증여를 늘리는 것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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