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가방 "공짜야? 아니야?"

“이 종이가방은 왜 돈을 받나요?”
“네. 코팅이 돼 있어서 100원을 따로 받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금강제화에서 15만원짜리 지갑을 구매한 이 모 씨(30)는 당연히 무료로 제공 받을 줄 알았던 종이가방에 대해 100원을 지불해야만 했다.

이 씨는 “다른 매장에서는 종이가방을 무료로 주는데 이곳에서는 코팅 종이가방을 내밀며 돈을 받아 기분이 언짢다”며  “무상 종이가방을 달라해도 이것밖에 없다는데 어쩌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강제화는 무상으로 지급되는 신세계백화점 종이가방 대신 자사 로고가 새겨진 종이가방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강제화 직원은 “처음에는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으나 본사에서 코팅 종이가방은 돈을 받아야 된다고 다시 방침을 바꿔 지금까지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제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브랜드들도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

르샵(LeShop) 등 일부 패션 브랜드 매장에서는 자사 로고가 새겨진 부직포 가방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종이가 아닌 모든 다른 재료로 만든 가방은 유료 제공인데도 돈을 받지 않았다.

또 일부 매장에서는 자사 것이 아닌 백화점이 지급한 종이가방을 취급했다.

결국 매장마다 각각 다른 형태의 종이가방을 제공하고 있는 셈.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는 재활용 등 환경적인 차원에서 종이로 만든 가방만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종이가 아닌 다른 재료로 만든 것은 무상으로 지급 되서는 안된다.

김영욱 환경부 서기관은 “환경법상 ‘종이가방에 대해 무상제공이 가능하다’고 돼 있어 유통업체들이 꼭 지켜야하는 강제사안은 아니다”라며 “매장의 경영전략에 따라 돈을 받는 유무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자가 직접 해당 매장에 무상 제공이 가능한 종이봉투를 달라고 직접 요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현재 종이가방이나 비닐봉투 등의 판매대금에 대해 다시 가져오면 환불을 해주거나 장바구니 3개까지 50원을 할인해 주는 등의 용도로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 19개, 대형할인점 20개 등 총 39개 유통업체가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종이가방이면 당연히 무상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은진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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