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조상으로 비유될 만치 가장 ‘사람’에 친숙하다. 그래서일까.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가 지은 ‘용기’(위즈덤하우스)라는 책에는 이러한 구절이 나온다.
“삶을 뜻하는 생生이라는 글자는 소牛가 외나무다리一 위를 건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인생의 외나무다리, 그것을 건널 것인지 말 것인지의 선택은 전적으로 바로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 얼마나 좋은 이야기인가. 그렇다. 예비창업자에게 또는 자영업자에게 2009년은 그 어느 해보다도 ‘용기’가 성공의 조건에서 보자면 가장 먼저 필요할지도 모른다.
생각해보자. 용기 있는 남자만이 미인을 얻는다, 그러지 않던가.
나는 강의할 때마다 남자를 창업자로, 미인을 돈으로 종종 비유한다.
심지어는 성공 창업 방법이 바로 신중현의 ‘미인’이라는 대중가요에 있다고 주장한다. 불후의 명곡으로 가사는 이렇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 그 누구의 애인인지 정말로 궁금하네.”
문제는 미인의 기준이다. 시대에 따라서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관점은 트렌드이다. 2009년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욕망에는 어떤 게 숨어있을까.
나는 한양대 홍성태 교수가 말한 “로(Raw)의 시대가 온다”라는 지적에 통감한다. 디지털이나 버추얼 리얼리티(가상공간)와 같은 인공적인 것에 둘러싸여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는 탓에 사람들은 점점 더 ‘단순하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즉 덕지덕지 화장발로 꾸며진 미인(가게)을 원하는 것이 아니고 지나치게 꾸미지 않는 ‘날것의’ 또는 ‘가공하지 않은’ 고지식함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미인(장소)을 진정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리해보자. 용기는 남들이 장사가 다 안 된다며 주저할 타이밍이 오히려 창업은 절호의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또 가게를 얻을 때 이왕이면 미인처럼 소비자 입장에서 한 번 보고 두 번 이상 보이는 가게인지 상권분석에서 자세히 살피라는 의미에서다.
장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한 번 가고 두 번 가고 자꾸만 가고 싶도록 ‘가치 창조’가 있어야 성공한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창업으로 대박을 터뜨린 곳에 방문해 보면 그곳은 한결같이 ‘미인’의 모습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발견할 수 있다.
거리에 직접 가보자. 비슷비슷해 식상해 보이는 가게들이 고만고만 즐비할 것이다. 그러다가 환하게 웃는 모습의 가게를 발견하면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게 될 것이다. 그런 곳이야말로 장사가 잘 되는 집이다.
이제 그만 컴퓨터 전원을 끄고 거리로 나가자.
그리고 두려움에 떨다가 미인의 가게를 후회하며 놓치지 말자. 그러나 이것만은 꼭 명심하자. 잘 생겼어도 웃지 않는다면…. 최적의 장소라고 할지라도 웃으며 손님을 대하지 않는다면 한 번은 가되 두 번 다시는 가지 않는다는 것을.
심상훈 작은가게연구소장 및 북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