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 대통령 취임 후 대불산업단지의 전봇대를 예로들며 기업경영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각종 규제들은 과감히 풀겠다고 공언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4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대한상의가 공동으로 구성한 민관합동규제개혁추진단이 꾸려졌다.
규제개혁추진단이 그동안 전국을 돌며 경영일선에서 겪고 있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한 결과, 총 1269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관계부처와 협의한 후 회답이 온 670개 과제를 국가경쟁력강화위에 보고한 결과, 271건의 규제는 개선했고, 325건은 수용곤란, 74건은 중장기 검토과제로 남게됐다.
기존에 시스템에어컨 등 빌트인 가전은 모델하우스 전시를 할 수 없었고, 건축공정이 40% 진행된 후 계약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어 관련산업이 침체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추진단은 빌트인 가전에 대한 선택시기 규제를 폐지해 분양계약시에도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고, 모델하우스 시공전시도 허용되게 했다.
단 제품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보완장치로 실제 설치시점까지 소비자에게 취소권도 부여했다.
또 공장이나 건물 건축시 거쳐야 하는 교통영향평가시 문제가 발견되어 재심의를 받을 때 심의기간이 지연됨으로써 발생하는 사업차질이나 금융비용을 막기 위해 재심의 기간을 10일 이내로 기한을 관련 규정에 명시토록 했다.
수입화장품의 경우 독점수입판권자 이외의 제3자가 다른 유통경로를 통해 상품을 수입, 판매하는 이른바 병행수입이 금지됐던 것을 모조화장품 수입 방지방안을 마련한 후 병행수입을 허용토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공인시험기관을 통한 품질검사를 받을 경우 ‘제조국의 제조 및 판매증명서’의 비치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상수원보호구역이 아닌 취수장으로부터 수계방향으로 15km 이내 지역과 하류방향으로 유하거리 1km 이내 지역은 공장설립을 제한했던 규정도 폐수를 배출하지 않는 공장에 대해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폐수를 방출하지 않는 공장일 경우 취수장 상류 7km 밖에서는 공장설립이 가능해졌다.
반면 기업들이 애로를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미개선 과제로 남아있는 규제들도 많은 상태다.
예를들어 연접지역 개발행위 제한제도나 과도한 폐기물부담금 제도, 수도권 공장입지 제한, 지방이전기업 보조금에 대한 법인세 부과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택배업계의 증차 문제나 건설기계 등록제한 등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해결되지 못하는 과제들도 남아있다.
추진단은 내년에도 기업현장의 경영애로사항을 적극 발굴해서 개선해 나가기 위해 현장밀착형 점검활동을 펼쳐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업종별 현장애로사항 파악을 위해 우선 내년 상반기중에 섬유, 기계, 바이오 등 ‘특정산업 집적시설’을 방문해 입주기업들의 현안애로를 적극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김상열 대한상의 부회장은 “개혁추진달 출범후 약 9개월간 개선한 271건은 지난 참여정부시절 5년동안 경제5단체가 개선한 과제(298건)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특히 이번에 개선한 규제들은 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것들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이어 “내년 경제성장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규제완화는 별도의 예산없이도 성장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며 “기업현장 애로의 처리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속도감 있는 규제개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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