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한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창업주 일가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경영쇄신에 나선다.
사진설명: 도요타 아키오 부사장이 내년 4월 정식으로 사장으로 승격될 예정이다. |
도요타 창업주 일가가 경영일선에 나서는 것은 지난 1995년 8월 퇴임한 도요타 타츠로(豊田達郎, 79) 이후, 14년만이다.
도요타 아키오 부사장은 도요타 쇼이치로 명예회장(豊田章一郎, 83)의 장남이자 도요타의 전신인 도요타자동차 공업의 실질적인 창업자 고 도요타 키이치로(豊田喜一郎)의 손자다.
그는 지난 2000년 이사에 취임한 뒤 2002년 상무, 2003년 전무, 2005년 6월 부사장으로 승격하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으며 올해 6월부터는 국내 영업과 해외 영업을 단독으로 담당하는 등 후임 사장 후보 1순위로 지목되며 요직을 담당해 왔다.
와타나베 가쓰아키(渡辺捷昭, 66) 사장은 퇴임 후 부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힘든 상황에서의 수장 교체에 대해 불안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일수록 창업주 일가의 구심력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반응이다.
도요타는 22일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급격한 판매 감소와 엔고(高)로 인해 1500억 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도요타가 영업적자를 내기는 결산결과를 공표하기 시작한 194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전년도 2조2703억엔의 흑자를 기록한 도요타는 불과 1개월여 전 '6000억 엔 영업이익'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세계적인 자동차 판매 침체와 엔화 강세로 하반기 영업이익은 7320억 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한 판매 부진으로 매출 및 자동차 판매량도 하향 조정됐다.
환율 변동으로 영업이익은 8900억 엔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와타나베 사장은 "시장의 변화가 격렬하다"며 해마다 연말에 발표해 온 차기 회계연도 세계 생산·판매 계획 발표는 보류했다.
이 같이 저조한 실적으로 도요타의 긴축경영은 한 층 강화될 전망이다.
먼저 도요타는 비용 절감을 위해 설비 투자 규모를 30% 정도 축소시키기로 했다.
미국에서의 공장 신설이나 생산력 확대 시기도 연기해 생산 규모를 축소하는 등 내년 설비 투자 규모는 1조엔 이하가 될 전망이다.
또한 밤낮 2교대를 기본으로 하는 전 세계 75개 생산 라인 가운데 16개 라인은 내년 1월부터 낮 근무만을 실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1월 일본 국내 모든 공장은 3일간 조업을 중지한다.
11월말 기준 4700명이던 비정규직도 내년 3월말 3000명까지 줄이고 올해 임원들의 상여금도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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