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과 국세청의 1급 간부들이 최근 일괄사표를 낸 것으로 16일 알려지면서 과천 관가의 고위 공직자들이 바짝 얼어붙었다.
여권에서 1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물갈이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실제 일부 부처에서 간부들이 일괄 사표를 내자 이같은 분위기가 전 부처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하지만 각 부처들은 일제히 "인사 요인이 없다", "아직 때가 아니다" 등의 이유를 들어 1급 교체설을 부인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없다. 신문에 난 것 보고 교육과학기술부 사례를 알았다"면서도 이런 움직임이 다른 부처로 확산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금융위 관계자도 "일부 부처에서 인사상의 필요에 따라 1급 고위 관료가 일괄사표를 제출했지만 대부분의 부처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위도 1급들이 사표를 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의 관계자는 "국세청은 지금 1급 이상이 대부분 청장과 동기라 사표를 내야할 상황이고, 교과부는 여러가지로 어수선해서 낸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청와대에서 일괄적으로 지시 내려온 것은 아니고 각 부처마다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농식품부는 지금 쌀 직불금 국정조사와 농협, 수협 개혁 등이 진행중이고, 법령 개정 작업도 산적해있어 일괄 사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토해양부는 연말 또는 연초에 1급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1급 공무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을 계획은 아직 없다.
본부만 놓고 보면 6명의 1급 가운데 2명 가량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지만 아직 소문만 무성하고 실제 1급 인사를 위한 준비는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 정종환 장관은 "국토부의 경우 1급 인사보다 쌓인 현안을 우선 처리하는 게 급선무인 만큼 인사는 나중에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보건복지가족부는 올해 1급 인사를 이미 단행한 만큼 교과부의 1급 일괄 사표 제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지경부는 이윤호 장관 취임 이후 1급 진용을 새로 짠 만큼 1급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연말 정례 인사를 앞두고 고위직 인사와 관련된 하마평이 나오고 있을 뿐"이라며 "정치적 논란이 될 만한 이슈가 없는 부처인 만큼 교과부 등에서 생긴 일들은 우리와 별 상관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복지부 역시 교과부 1급 공무원들의 일괄 사표 사태에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1급 인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사 얘기를 할 시기가 아니다"라며 "교과부 일에 신경 쓸 필요없이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잘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