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의 1급 간부 7명이 16일 일괄 사표를 제출한데 이어 국세청 1급 상당 고위공무원도 지난 주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관가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교과부와 국세청 모두 연말 인사철을 맞아 자체적인 필요성에 의해 이뤄진 일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연초로 예상되는 개각을 앞두고 자칫 범부처의 인적 쇄신 차원에서 다른 부처들로까지 확산되는 것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이다.
이를 반영하듯 교과부의 1급 간부 일괄 사표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부터 교과부 인사과에는 타 부처 인사 담당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법무부는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대부분이 검사 신분인 특수성이 있는 만큼 일단 관망하는 자세로 타 부처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법무부는 기조실장, 검찰국장, 범죄예방정책국장, 법무실장 등 핵심 보직을 현직 검사장들이 맡고 있으며 교정본부장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경우 다른 직군 공무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일단 법무부에는 사퇴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위 공직자 대부분이 검사 신분인 법무부의 특성상 만약 줄사퇴 움직임이 있더라도 해당 사항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교과부 1급 고위 공무원 전원이 사표를 냈다는 보도에 "우리 부처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면서도 다소 동요하는 기색을 보였다.
하루종일 문의가 쏟아지자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사표를 낸 노동부 고위 공무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고용위기 상황인 데다 비정규직, 노사관계 등으로 한창 바쁠 때라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고 해명하기에 바빴다.
노동부 소속 1급 공무원은 기획조정실장과 고용정책실장 2명으로, 서울지방노동위원장 등 4명의 별정직 1급 공무원은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그러나 교육부에 이어 국세청에서도 1급 공무원들의 일괄사표 소식이 전해지자 노동부 관리들은 "대체 무슨 이유로 사표를 낸 것이냐"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노동부의 한 고위 공무원은 "인사권자 마음을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며 답답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환경부는 남재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과 관련, "1급 간부들이 정년을 3∼4년 앞두고 용퇴를 결정하는 관가의 관례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을 뿐 섣불리 전망할 수도 없다"며 "교과부의 일괄사표 사태가 관가에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도 "일괄 사표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방침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행안부 내에서도 현재까지 사표를 낸 고위공무원이 없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또 최근 행정부 소속 1급 상당의 고위공무원단에 대해 입법부나 사법부의 1급 공무원들처럼 국가공무원법상의 '신분보장' 조항을 없애기로 한 것이 이번 사표제출 사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