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ㆍCLSA 이어 JP모건도 투자의견 하향
대장주 부정적 전망 연발 투자심리 악화 우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외 증권사로부터 연달아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어 증시 반등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16일 삼성전자에 대해 내년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하고 적정주가도 58만원에서 41만원으로 내렸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5000원(3.17%) 내린 45만7000원을 기록하며 반등 하루 만에 급락했다. 전체 거래량 65만주 가운데 가장 많은 8만주가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을 통해 쏟아졌다.
JP모건은 매분기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던 삼성전자에 대해 내년에는 연간으로도 영업익이 1조원을 밑돌 것이라며 투자의견과 적정가를 모두 낮췄다.
올해 전망에서 JP모건은 삼성전자 매출액과 영업익을 각각 76조3900억원에서 75조6220억원으로, 5조8020억원에서 4조931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내년 삼성전자 매출액과 영업익 전망치도 각각 89조1900억원에서 80조7810억원으로, 4조9610억원에서 7550억원으로 내렸다.
JP모건은 삼성전자 주가는 내년 2분기까지 순손실과 밸류에이션 압박이 이어지면서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며 이익 모멘텀은 빨라야 내년 4분기에나 반전될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인 CLSA와 메릴린치, 씨티도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CLSA는 내년 PC시장 규모가 올해보다 9% 축소될 것이라며 이는 삼성전자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근거로 CLSA는 내년 삼성전자가 8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메릴린치도 삼성전자가 올 4분기부터 영업익이 급감할 것이라며 적정가를 38만원으로 내린 뒤 다시 35만원으로 떨어뜨렸다.
씨티는 삼성전자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연속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낼 것이라며 적정가를 70만원에서 66만4000원으로 낮췄다. 반도체와 LCD 부문이 가파른 가격 하락으로 손실이 예상되고 휴대폰도 이머징마켓 출하 둔화로 판매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유다. 씨티는 4분기 삼성전자 영업손실 규모를 1480억원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올 4분기 들어 분기실적을 집계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적정가를 63만원에서 61만원으로 내렸다. 신영증권은 남은 기간 극적인 업황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4분기는 23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추산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외 증권사로부터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시총 1위인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를 지속한다면 모처럼 증시가 반등하며 살아난 투자심리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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