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를 인수하며 아시아 최대 카드사로 군림했던 신한카드가 1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줄 처지가 됐다. 일본계 카드사들이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원·엔 환율 급등에 힘입어 덩치를 크게 불리고 있어서다.
16일 일본 카드업계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은 내년 4월 OMC카드와 센크럴파이낸스, Quoq카드 등 3개 카드사를 합병해 SMFG카드&크레딧을 설립할 계획이다.
SMFG카드&크레딧은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의 중간 자회사로 편입된다.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은 이미 미쓰이스미토모카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SMFG카드&크레딧과 미쓰이스미토모 카드 등 2개 카드 자회사의 매출 규모를 합산할 경우 신한카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두 카드사의 합산 규모는 총 매출 10조2000억엔(2007년 기준, 약 148조원), 영업자산 5조엔(약 74조3000억원), 실질 회원수 3000만명이다.
반면 신한카드의 경우 총 매출 95조원, 영업자산 17조5000억원, 실질 회원수 1370만명(7월 말 기준)에 불과하다.
미쓰비시UFJ니코스도 신한카드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일본 카드업계 3위 업체인 미쓰비시UFJ니코스는 올해 업계 5위인 DC카드를 인수한 데 이어 JAL카드와 JACC카드도 잇따라 합병하면서 총 매출 규모를 7조7252억엔(2007년 기준, 약 114조원)으로 끌어올렸다.
미쓰비시UFJ니코스의 총 자산은 4조30억엔(약 59조368억원), 회원수는 2579만명에 달한다.
카자마 신이치 미쓰비시UFJ니코스 홍보팀장은 "JAL카드를 합병한데다 올 들어 원·엔 환율이 폭등하면서 그동안 아시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를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미쓰이스미토모 그룹의 경우 아직 합병 전이라 정확한 통계로 보기 어렵고 미쓰비시UFJ니코스는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매출과 자산이 늘어나 정확한 평가기준으로 볼 수 없다"며 "다만 일본에서 신한카드를 뛰어넘는 카드사가 출현한다면 아시아 1등 카드임을 내세우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동안 아시아 1등 카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실적을 끌어올렸던 데 대해 신한카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미쓰이스미토모 합병설이 나온 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인수 과정이 끝난 뒤 순위가 바뀐다면 현재 마케팅 구조를 재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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