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세계적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이들 2세 경영인들이 1세대 오너들처럼 힘든 파고를 쉽게 돌파할 수 있는 경영능력을 갖췄는지 미지수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그룹들이 상장으로 희석된 지분을 계열사의 순환출자로 보충하고 상속세의 허점을 이용해 지분을 상속하는 방법을 이용해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실상 삼성, 롯데, 동부, KCC, 대한전선, 현대백화점, 애경, 영풍, 태영, 농심, 일진, 대신, 동원 등 13개 그룹은 오너 2세에게 사실상 경영권 이양이 완료됐다.
삼성그룹은 정기인사가 내년 1월로 연기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복귀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무는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보유해 사실상 그룹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사장도 물류계열사인 글로비스에 그룹이 우회지원 하는 등의 편법으로 기아차 지분 2%를 확보하고 오는 25일경으로 예정된 그룹 정기인사에서 기아차 대표이사 복귀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3월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두고 정 사장에게 기아차를 맡겼는데 실적부진으로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게 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부회장이 롯데쇼핑 지분 14.59%와 롯데제과의 대주주로 있어 그룹 경영권을 확보했으며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건강 악화로 롯데그룹의 한국계열사는 신동빈 부회장이, 일본 롯데는 신동주 부사장이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다.
KCC는 정상영 명예회장에서 장남 정몽진 회장으로, 현대백화점은 정몽근 명예회장에서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으로, 애경은 장영신 회장에서 장남 채형석 부회장으로 핵심 기업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 됐지만 아직까지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04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로 입적된 광모 씨는 2005년 5월말 LG의 지분율은 2.80%였으나, 올해 12월 현재 4.50%로 급증했으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 동관 씨는 12월 현재 한화 지분율 4.4%를 갖고 있으며, 한화씨앤씨 등 다른 계열사의 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두산그룹 부회장에 오른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정원 씨는 두산 지분율 3.42%를 보유중이며,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장남 세창 씨는 지난해 임원으로 승진한데 이어 올 6월에는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4.71%를 보유하는 등 차세대 경영인으로 급부상 중이다.
재계 전문가들은 “경영권을 승계 2, 3세 경영인들이 능력 입증을 위해 무리한 투자를 감행, 파국으로 치달았던 사례가 많았다”면서 “경영 능력검증이 안 돼 있는 것은 물론, 자칫 경영에 내세웠다가 상처를 입기 쉬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경우도 발생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윤성 기자 co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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