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유럽 등 선진국 경기침체 지속, 세계증시 불안, 신용경색 지속 등 최대복병
내년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 등 대외여건 악화로 인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둔화되고 수출둔화가 지속되는 한편 고용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내수침체, 서비스주지 적자 축소 등으로 경상수지는 대폭 흑자로 전환되고 물가는 하향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위기관리 보완대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내년과 미래를 위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전환 준비와 경제 재도약을 위한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성장 전망치 3%로 하락
정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3%는 지난달 초 제시했던 4%에서 1% 하향조정한 것이다. 그만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서 비롯된 미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악재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기재부는 지난달에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실질 기준으로 4.8∼5.2%로 예상했다. 강만수 장관도 당시 “내년 하반기부터는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국내경제도 정상궤도로 복귀되면서 경제성장률은 5% 내외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도 당초 4%대 초반에서 3.6%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전망대로 올해 성장률이 3%대에 머문다면 2003년 이후 5년 만에 3%대로 추락하게 된다. 경제성장률은 참여정부 첫 해인 2003년 3.1%를 기록한 뒤 2004~2005년 4%대에 머물다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5.1%와 5.0%로 2년 연속 5%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6%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5%대에서 올해 3.6%내외, 내년 3%로 경기 둔화세가 확연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기재부는 “객관적 대내외 여건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내년 성장은 올해보다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며 “다만 감세·재정지출 확대 등 정부 정책들의 효과가 가시화될 경우 3% 내외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고용 부진 심화...실업률 3.4%
국내 지표 가운데서는 고용이 내년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가 올해보다 추락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상반기가 되면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절대적인 수치까지 줄게 돼 IMF 환란 당시를 방불케 하는 실업대란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기재부는 내년 연간 취업자 증가 규모가 올해 15만명 수준보다 감소한 10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실업률은 3.4%로 올해 3.2%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고용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 선진화 및 SOC 지출을 올해 19조6000억원에서 내년 24조7000억원으로 26% 늘리는 한편 일자리 나누기를 확산시키고 비정규직 제도개선 등을 통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청년인턴제 실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등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서비스산업 선진화, 중소·벤처기업 창업, 규제완화 등을 통해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하지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장 일자리가 늘어나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또 내년에 1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지만 즉시 효과를 낼지도 의문이다.
◆선진국 경기침체, 세계증시 불안 등 대외악재 산적
올해처럼 내년도 우리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국내보다는 대외발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선진국 경기침체 지속과 개도국 경제의 동조화, 세계증시 불안과 신용경색 지속 등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내년에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일본·유로 등 선진국들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경우 세계 증시는 경기침체, 신용위기 지속, 기업 실적 악화 등으로 당분간 변동성 높은 장세가 예상되고 위험자산 회피 등으로 인한 금융기관의 부채축소(de-leveraging) 지속에 따라 신용경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됐다.
다만, 재경부는 유가 및 기타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세는 성장·물가·경상수지 등 거시경제지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우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감산 등 잠재적 불안요인이 있으나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수요감소로 연평균 60달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자재의 경우 국제곡물은 재고량 증가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락할 전망이나 하반기에는 기상여건 및 수확량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판단이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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