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을 조기에 집행하는 등 경기하강 속도를 낮추려는 정부의 노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16일 국무회의를 열고 내년 전체 세출예산의 70%인 173조6천억원을 상반기에 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09년 예산배정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내년 상반기 내에 재정집행을 60%까지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후속조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자체 등에서 실수요자에게 집행하는 기간을 고려하면 예산.자금 배정과 집행과 차이가 있어 보통 집행목표보다 10%포인트 정도 더 많이 배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예산배정율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배정이 확대된 분야는 저소득층.중소기업 지원 등 민생 안정 분야, 일자리 지원 및 실업대책 등 분야, 금융시장 안정 분야,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등이다.
정부는 또 주요사업을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128개사업, 11조6천756억원을 회계연도 개시 전에 배정했다. 이로써 해당 사업들은 연내에 사업공고, 계약체결 등이 가능해졌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기업금융시장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에 1조6천500억원 규모의 현물을 출자하는 방안도 심의.의결됐다.
출자규모는 산업은행 5천억원, 기업은행 5천억원, 수출입은행 6천500억원 등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당초 3천500억원의 현물출자가 예정돼 있었지만 최근 외화자산 증가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할 우려가 있어 3천억원이 추가됐다.
정부는 산업은행의 경우 도로공사 주식으로 전액 출자하고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경우에는 각각 신세계 물납 주식과 교보생명 물납 주식을 우선 출자한 뒤 부족분은 도로공사 주식으로 메우기로 했다.
도로공사 주식은 주당 1만원인 액면가를 기준으로, 신세계 주식은 출자일로부터 이전 한 달 간 주가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교보생명 주식은 평가회사의 평가 결과에 따라 출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은행들이 신주 발행 규모 등을 이사회에서 정하고 증자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출자집행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