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불황으로 일감이 부족한 건설회사들이 공공사업에 '올인'하고 있다. 민간 수주는 대폭 줄이는 대신 관급 공사 물량 확보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에 발맞춰 토목공사 등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공공공사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에산을 올해 19조6000억원 보다 26% 증가한 24조6800억원으로 확정한데 이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4대강 살리기 등에 100조원을 투입키로 함에 따라 관급 공사 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수주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GS건설은 내년 공공사업 수주목표를 2조원가량으로 잡고 있다. 최저가 낙찰제 공사를 제외한 기획수주물량은 1조3000억원 정도다.
11월말 현재 GS건설의 공공 수주 금액은 8210억원 정도이며 이 가운데 토목사업부문이 6300억원 규모다.
최병근 GS건설 홍보과장은 "이는 올해 최저가 낙찰제 대상공사를 제외하고 세웠던 수주목표 1조600억원과 비교하면 22.7%나 많다"며 "최저가 낙찰제 공사는 상황에 따라 수주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올해 목표에는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내년부터는 목표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한화건설도 내년 주택 신규 분양을 3000가구 안팎으로 대폭 축소하고 공공사업 수주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기용 한화건설 홍보팀장은 "유가하락으로 중동 등 주력해왔던 해외 사업이 지연 혹은 신규 수주가 어려워져 국내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가운데 정부의 4대강 프로젝트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서울 반포고속터미널 지하철9호선 913ㆍ914 공구와 서울시청 신청사 건립공사를 한창 진행 중인 쌍용건설은 내년에도 국내 공공사업과 해외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최세영 쌍용건설 홍보팀장은 "해외사업 규모를 올해보다 40~50% 정도 늘려 잡고 있다"며 "국내 공공사업 역시 영업력을 강화하되, 최저가 낙찰제 적용 대상은 가급적 지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열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주택사업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공공사업에 뛰어들게 되고 사업 규모나 실적에 따라 도급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로 인해 건설사들의 과열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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