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발 신용위기가 글로벌 경제를 옥죄고 있는 가운데 미국 부동산시장에서 올들어 사라진 돈만 2조달러(약 28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전문 웹사이트 질로우닷컴(Zillow.com)에 따르면 올해말까지 부동산시장에서 2조달러가 사라질 것으로 조사됐으며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기준 주택가격 하락폭이 전년 대비 8.4%를 기록했다고 CNN머니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질로우의 스탠 험프리 데이터 분석 담당 부사장은 "올들어 부동산시장의 조정이 가속화됐다"면서 "주택가격의 하락세는 8분기 연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신용위기의 근원지인 미국 부동산시장에서 올들어 2800조원이 사라졌다. |
그는 "대다수 지역의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권리를 상실하는 포어클로저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악화 상태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질로우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 1170만명이 모기지 대출이 집값을 상회하는 이른바 '언더워터'(underwater) 상황에 직면해 있어 상황은 추가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험프리 부사장은 "수개월 동안 집값 하락은 이어질 것"이라면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2~3개 분기가 지나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포어클로저는 향후 수개월에 걸쳐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주택 재고 증가와 함게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이는 다시 모기지 대출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대부분이 부실자산으로 평가되거나 이미 부도처리된 가운데 그 밖의 독성 모기지 상품의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특히 변동이자율모기지(ARM)에 따른 여파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ARM 대출자의 상당수에 대한 신용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가 부실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주 스탁턴의 주택가격이 30%가 넘게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의 잭슨빌의 주택가격은 4.9% 상승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경제지표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웠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12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가 전월과 같은 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5년 지수를 산정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주택건설업계에서 향후 경기를 낙관하는 비율이 9%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문별로는 현행 판매지수가 전월 9에서 8로 하락했고 기대 판매 지수는 전월의 18에서 16으로 떨어졌다.
샌디 던 NAHB 회장은 "부동산시장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건설업체들의 재고 소진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택을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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