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과 LG가 소형 IT기기에선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규모가 작다고 너무 쉽게 본 것 아니냐”며 대기업들의 어중간한 진출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LG전자는 지난 2004년 엑스프리(Xfree)를 출시하며 MP3플레이어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물량공세와 마케팅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레인콤, 코원 등 중견 MP3업체의 벽도 뛰어넘지 못했다. 현재 점유율이 3%대로 극히 미미한 상태로 최근 1년간 신상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박승구 LG전자 차장은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지만 사실 판매율은 상당히 저조한 편”이라며 “하지만 규모가 작은 만큼 큰 부담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2005년 세계시장을 바라보고 MP3플레이어 브랜드 ‘옙’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쳤으나 세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팟의 벽에 막혀 답보상태에 있다.
삼성전자 MP3플레이어 옙은 국내에서만 약30~40%의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해외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편이다.
중견IT기기 업체 레인콤의 한 관계자는 “MP3플레이어와 관련해 공식 기관이 없어 정확한 통계를 내긴 어렵지만, 우리 집계만 따르면 레인콤의 아이리버가 삼성 옙을 이미 앞지른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업계 점유율은 높였지만 MP3플레이어가 마진이 낮기 때문에 사실상 수익률은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삼성은 MP3플레이어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일단 점유율 면에서 압도적이진 않지만 수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MP3플레이어란 제품 특성상 청소년을 타겟으로한 마케팅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카콜라가 평생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청소년대상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벌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삼성 MP3플레이어 옙의 효과를 설명했다.
삼성은 올해 하반기 주력상품이었던 ‘옙 다이아몬드 Q1’과 내년 초 출시예정인 ‘옙 P3’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또다른 소형 IT기기인 PMP시장에 뛰어들었다 참패했다.
2004년 삼성전자는 PMP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디지털큐브나 코원 등 전문업체들에 밀려 4년간 단 세개의 제품만 출시하며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 업체 코원의 관계자는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각자 정해진 영역이 있다”며 “기술 경쟁력과 충분한 준비없이 섣불리 뛰어들면 대기업이라도 성공하기 힘든 것이 소형IT기기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코원의 경우, 대기업과 중국저가업체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력을 인정받아 현재 MP3플레이어, PMP, 내비게이션 부문에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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